[제국의칼] (718) 제3부 정한론 : 보복의 아침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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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지는 이번에는 자기의 심복 세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리고 서슴없이 반말로 명령조의 질문을 던졌다.
"분명히 대답들 하라구. 내 말이 맞나, 안 맞나?" "맞습니다" 세사람은
일제히 기운차게 대답했다.
한사람은 약간 곤혹스러운 표정이었고,한명은 살짝 웃음을 떠올렸다가
얼른 지웠으며, 나머지 하나는 얼굴이 조금 붉어지고 있었다.
그처럼 어처구니없게 구로다의 처가 피살된게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가와지는 검시 결과를 오쿠보에게 보고했고, 기자회견을 개최하여 공표
했다.
검시하는 현장을 찍은 두장의 사진까지 공개하였다.
사진이 곁들여지지 않으면 사람들이 믿지 않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러나 그 사진은 관속의 시체를 찍은 것이 아니라, 묘를 파는 장면과
관을 들여다보고 서있는 장면이었다.
틀림없이 검시를 했다는 증거인 셈이었다.
곧 여러 신문에 사진과 함께 검시 결과가 보도되었다.
친정부적인 신문은 특히 대서특필을 했고, 두장의 사진도 대문짝만하게
실었다.
그 기사를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그러면 그렇지, 아무리 주사가 심하다
하더라도 설마하니 자기 마누라를 죽이기야 했겠느냐고, 고개들을 끄덕였다.
거리에서 신문을 사들고 읽고 있는 세사람의 사족이 있었다.
그 기사를 읽고나서 대뜸 한사람이 내뱉었다.
"개새끼들" 그러자 다른 두사람도 맞장구를 치듯 말했다.
"잘 노는군. 마누라를 죽인 놈도 이런 식으로 두둔을 하다니. 저희들
멋대로라니까" "가만히 둬서는 안돼. 해치우자구" 나직했으나 단호한
어조였다.
신문을 접어들고 세사람은 걷기 시작했다.
한사람이 앞장을 서고, 두명은 그뒤를 따르듯 걸었다.
앞장선 사람은 이시카와현의 시마다 이치로였다.
서남전쟁때 자기네 현에서도 사족들을 규합하여 봉기를 하려다가 사이고의
반군이 구마모토를 넘어서지 못하고 정부군에 밀리어 전세가 아무래도 시원
치 않자, 방향을 바꾸어 자객으로 후일을 기하기로 했던 그 사람 말이다.
뒤따르는 두사람은 일당인 조무라히데(장연호)와 스기무라 분이치 였다.
세사람은 다른 동료들이 은신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이었다.
"때가 온것 같애. 오늘은 가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자구" 시마다는
뒤따르는 두사람을 돌아보지도 않고, 마치 혼자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8일자).
그리고 서슴없이 반말로 명령조의 질문을 던졌다.
"분명히 대답들 하라구. 내 말이 맞나, 안 맞나?" "맞습니다" 세사람은
일제히 기운차게 대답했다.
한사람은 약간 곤혹스러운 표정이었고,한명은 살짝 웃음을 떠올렸다가
얼른 지웠으며, 나머지 하나는 얼굴이 조금 붉어지고 있었다.
그처럼 어처구니없게 구로다의 처가 피살된게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가와지는 검시 결과를 오쿠보에게 보고했고, 기자회견을 개최하여 공표
했다.
검시하는 현장을 찍은 두장의 사진까지 공개하였다.
사진이 곁들여지지 않으면 사람들이 믿지 않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러나 그 사진은 관속의 시체를 찍은 것이 아니라, 묘를 파는 장면과
관을 들여다보고 서있는 장면이었다.
틀림없이 검시를 했다는 증거인 셈이었다.
곧 여러 신문에 사진과 함께 검시 결과가 보도되었다.
친정부적인 신문은 특히 대서특필을 했고, 두장의 사진도 대문짝만하게
실었다.
그 기사를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그러면 그렇지, 아무리 주사가 심하다
하더라도 설마하니 자기 마누라를 죽이기야 했겠느냐고, 고개들을 끄덕였다.
거리에서 신문을 사들고 읽고 있는 세사람의 사족이 있었다.
그 기사를 읽고나서 대뜸 한사람이 내뱉었다.
"개새끼들" 그러자 다른 두사람도 맞장구를 치듯 말했다.
"잘 노는군. 마누라를 죽인 놈도 이런 식으로 두둔을 하다니. 저희들
멋대로라니까" "가만히 둬서는 안돼. 해치우자구" 나직했으나 단호한
어조였다.
신문을 접어들고 세사람은 걷기 시작했다.
한사람이 앞장을 서고, 두명은 그뒤를 따르듯 걸었다.
앞장선 사람은 이시카와현의 시마다 이치로였다.
서남전쟁때 자기네 현에서도 사족들을 규합하여 봉기를 하려다가 사이고의
반군이 구마모토를 넘어서지 못하고 정부군에 밀리어 전세가 아무래도 시원
치 않자, 방향을 바꾸어 자객으로 후일을 기하기로 했던 그 사람 말이다.
뒤따르는 두사람은 일당인 조무라히데(장연호)와 스기무라 분이치 였다.
세사람은 다른 동료들이 은신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이었다.
"때가 온것 같애. 오늘은 가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자구" 시마다는
뒤따르는 두사람을 돌아보지도 않고, 마치 혼자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