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M이나 GM과 같이 탄탄하게 뻗어 나가던 기업들도 왜 어느순간 곤경에
처하면 헤어 나올줄 모르게 되는가.

세계적인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미국 클레어몬트대학원 석좌교수)는 그동안
의 경영이론이 더이상 현실에 부합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드러커교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지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드러커교수의 ''경영이론''에 관한 기고는 본사가 발행하는 ''서강하버드
비즈니스'' 1~2월호에 전문이 영/한 대역으로 게재돼 있다.

다음은 이 글을 요약한 것이다.
< 편 집 자 >
***********************************************************************

아마도 1940년대말에서 1950년대초 이래 요즘처럼 다양한 경영기법들이
선보인 적이 없었던것 같다.

그러나 외부조달과 리엔지니어링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업이 이미 하고
있던 일을 다른 방법으로 하려는것 뿐이다.

그러나 무엇을 하느냐는 문제가 경영진,특히 장기간 성공적이었던 대기업
경영진에 당면한 핵심과제로 점차 대두되고 있다.

어제까지만해도 초일류였던 회사가 하루아침에 지지부진하고 좌절하고
곤경에 처했을 뿐만아니라 헤어날 묘안조차 없다.

이같은 위기는 대부분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조직의 설립과 운영에 기본이 됐던 가정이 더이상 현실에 맞지않기 때문
이다.

이러한 가정은 조직의 가치관과 행위는 물론 고객과 경쟁자가 누구인지를
규정짓는다.

이가정들을 나는 "경영이론"이라고 부른다.

기업을 포함한 모든 조직에는 경영이론이 있다.

명확하고 일관성있고 초점이 있는 타당한 이론은 강력하기 그지없다.

1870년에 명확하고 완전히 새로운 경영이론을 바탕으로 설립된 미쓰비시는
10년안에 일본의 선도기업으로 부상했고 20년안에는 진정한 의미의 다국적
기업의 하나가 됐다.

큰 조직이, 특히 줄곧 성공적이었던 조직이 곤경에 처할때마다 사람들은
태만함이나 거대한 관료주의를 탓한다.

그럴듯하긴 하지만 결코 올바른 설명은 아니다.

최근 곤경에 처한 미국 대기업중에서 "오만한 관료주의"의 예로 꼽히는
두회사를 생각해 보자.

IBM은 미래에는 더욱 강력한 중앙집중식 메인프레임 컴퓨터가 이용될
것이라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았고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처음에는 애플이, 다음에는 매킨토시가 PC(개인용컴퓨터)를
내놓자 사람들은 PC를 좋아했고 이를 구입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성공적인 대기업들은 이같은 돌발상황을 대부분 무시
했지만 IBM은 즉시 이를 현실로 받아들였다.

순식간에 과거에 공들였던 정책 규칙들을 모두 버리고 두개의 경쟁팀을
만들어 좀더 간단한 PC를 만들도록 독려했다.

그러나 유례없는 융통성과 기민함 겸손에도 불구하고 IBM은 수년후
메인프레임과 PC분야에서 모두 헤매고 있었다.

GM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1980년대초 GM은 휴즈전자와 일렉트로닉 데이터 시스템(EDS)이라는 2개의
대기업을 인수했다.

재무분석가들은 이들 회사가 이미 성숙된 회사로 너무 비싸게 인수했다고
나무랐으나 지난 94년 EDS의 매출과 이익은 10배가 됐다.

휴즈전자도 대규모 방산업체중에서 성공리에 변신한 유일한 회사가 됐다.

만일 GM이 관료적이고 나태한 회사였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GM이 전혀 모르는 회사에서는 성공했던 전략이 자체에서는 참혹한
실패로 끝났다.

IBM이나 GM 경우처럼 한때 효과적이었던 정책이나 행동양식이 이제는 유효
하지 않은 이유는 그들의 환경이 현저하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현실은 변했지만 경영이론은 이에 맞게 변하지 못한 것이다.

1950년대에 IBM을 키워준 가정들이 30년후에는 역기능을 하기 시작했다.

메인프레임에 있어서 정보는 기억용량이지만 두뇌가 없는 PC의 정보는
소프트웨어인 것이다.

메인프레임 컴퓨터와 PC는 한 기업조직에 공존할수 없었다.

IBM은 이두가지를 결합하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IBM은 메인프레임사업에서도 PC사업에서도 최선을 다할수
없었다.

결국 컴퓨터는 하드웨어에 의해 좌우된다는 가정은 IBM을 마비시키고
말았다.

GM은 시장과 고객에 대한 가정을 핵심전략과 조직에 빈틈없이 결합시킨
결과 70년간 단한번도 위기가 없었다.

1920년이래 GM은 미국자동차시장이 가치에 있어서 동질적이고 지극히
안정적인 소득계층으로 세분화돼 있다고 가정했다.

중고차가격이 유지돼야 소비자들이 고급차종으로 쉽게 바꿔탈 것이라는
논리가 도출됐고 모델변경을 최소화하면서 장기간 대량생산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70년동안 이 이론은 요술처럼 잘맞아 들어갔다.

그러나 1970년대말이 되자 시장은 극히 가변적인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세분화됐다.

모델을 자주 바꾸고 단기간 생산하는 것이 이익이 보다 많이 난다는
것이다.

GM은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리저리 땜질식으로 해결하려 했다.

소득세분화에 따라 조직됐던 부서들을 그대로 유지, 각부서는 제각각
모든 소득계층을 위한 차를 선보였다.

소규모생산에 역행해 대량시스템을 자동화하는 과정에서 3백억달러의
손해를 봤다.

경영이론은 세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첫째는 조직의 환경인 사회와 그 구조.시장.고객및 기술에 대한 가정이다.

둘째는 조직의 구체적인 임무에 대한 가정이다.

시어스백화점은 제1차세계대전동안과 그이후 줄곧 자신의 임무를 미국가정
을 위한 상품의 구입자로 규정했다.

AT&T역시 제1차세계대전 직후까지 자신의 임무를 미국의 모든 가정에
전화를 공급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셋째 조직의 임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우위에 대한 가정이 필요하다.

AT&T는 1920년무렵 꾸준히 가격을 낮추면서도 서비스향상을 제고할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회사의 핵심우위로 규정했다.

환경에 대한 규정으로부터 조직이 돈을 버는 방법이 도출된다.

임무에 대한 가정은 조직이 중점적으로 달성해야할 일을 규정한다.

핵심우위에 대한 가정은 조직이 선두를 달리기 위해 두각을 나타내야할
부분이 어디인지를 규정한다.

수년에 걸친 시행착오가 필요하지만 조직이 성공하려면 이러한 경영이론이
반드시 필요하다.

타당한 경영이론의 구체적인 내용은 네가지로 요약된다.

<<< 계 속 ...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