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로 접어든 설대목 경기의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염가매장인 할인점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고 식품, 생활용품업체들이
단체주문의 특판호조에 힘입어 선물세트판매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과는 달리 지난주말 바겐세일을 끝낸 백화점과 재래시장은 매출이 기대치
를 밑돌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7일 관련상가와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롯데백화점등 극소수업체를
제외한 대다수의 백화점이 설대목을 바로 앞두고 끝난 바겐세일의 후유증
으로 설특판행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23일부터 시작된 특판행사를 통해 오는 30일까지
지난해 설대목보다 24.5% 늘어난 3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나 최근
하루매출이 평균 약30억원에 그쳐 목표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설특판행사 목표를 1백27억원으로 잡은 미도파 역시 하루 매출이 평일과
비슷한 13억원 안팎에 머물러 앞으로 반짝특수가 살아난다 해도 설대목매출
이 지난해의 1백13억원을 크게 웃돌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25일까지 하루매출이 평일수준인 30억원에 머물렀으나
26일부터 고객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식품 주류 건강식품등의 호조를 발판
으로 40억원을 넘고 있으며 이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4백70억원으로
책정한 목표달성이 그런대로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2백60억원어치(3백50만세트)의 선물세트를 제작한 제일제당이
26일까지 전량을 판매한 상태이며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33%증가한 40억원
으로 잡은 미원은 31만개의 선물세트판매를 25일까지 모두 끝냈다.

동원산업 역시 지난해대비 12% 늘어난 3백15억원어치(2백95만세트)의
선물세트출고를 26일 끝낸데 이어 신규주문이 잇따르고 있으나 물량이
달려 공급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생활용품은 LG화학(럭키)과 애경산업이 단체특판에서만 지난해보다 각각
약20%와 25%가 늘어난 1백50억원과 65억원의 판매실적으로 기대한만큼
호조를 보이고 있다.

주류업계는 46만세트의 양주판매목표를 세운 OB씨그램이 25일까지 43만
세트를 판매한데 이어 금주말이면 재고물량이 바닥날 것으로 전망, 15%
이상의 매출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딤플, 듀어스등의 수입위스키 선물세트를 내놓고 금년부터 설대목상전에
처음으로 참가한 조선맥주도 3천세트(7백 들이 6병)의 판매목표를 이미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점은 백화점의 바겐세일이 끝난데다 설특수로 매출이 급상승세를
타기 시작, 창동E마트의 평일 하루매출이 지난주의 평균 1억8천만원에서
26일 2억6천만원까지 올라갔으며 프라이스클럽은 약4억원에서 6억원안팎까지
뛰어오르고 있다.

남대문 동대문등의 재래시장은 백화점의 바겐세일행사로 일반소비자들을
지난주까지 많이 뺏긴데다 할인점이 늘어나면서 설대목경기가 더욱 썰렁한
분위기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남대문시장은 물건구입을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는 버스가 80여대로 지난해
와 별차이가 없는데다 1대당 승차인원도 20여명씩에 불과, 상인들이 대목
분위기를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다.

(주)남대문시장의 백승학기획계장은 "할인점등의 염가매장이 크게
늘어나면서 재래시장의 고객을 잠식했다"며 "백화점 의류업계 상설할인점등
에서 거의연중 세일을 하는 것도 재래시장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양승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