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그여자 그남자"를 연출한 김의석감독(38)이 독립영화사
김의석필름을 차리고 삼성나이세스와 함께 코미디영화 "총잡이"를 만든다.

삼성나이세스의 투자액은 10억원.

이 영화는 치안부재에 대한 피해의식과 불안감에 시달리는 한 소시민이
우연히 권총 한자루를 손에 넣게 되면서 벌이는 해프닝을 그린다.

"로맨틱멜러물감독으로 굳어진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턴의 영화를
만드는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각종 범죄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돼 있는
현대인의 불안감을 공개적으로 끌어내 보여주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대한민국남자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김감독은 박대서라는 평범한 샐러리맨을 통해 개인의 삶이 사회속에서
어떻게 수축되고 팽창되는가를 조명함으로써 우리시대 비극의 원천이
어디에 있는가를 밝히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말한다.

무거운 주제를 무겁지 않게 담아내고자 코미디형식을 택하기로 했다고.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한국영화에 대해 뿌리깊은 불신감을 갖고 있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재미와 메시지를 함께 갖춘 좋은 영화로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는 노력이 절실한 때입니다. 이번 작품에서 기존 영화문법의
해체를 시도하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죠"

김감독은 시나리오가 마무리되는대로 2월중순에 크랭크인해 6월께 개봉할
계획이라며 현재 캐스팅작업이 한창이라고 말했다.

김감독은 하반기에도 삼성나이세스와 함께 가상의 남북통일을 소재로한
영화를 제작할 계획이라며 "2년여에 걸친 공백기간을 2편의 영화로
메우겠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