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승부사" "스피드광".

세계적인 제지업체인 제퍼슨 스머피트그룹 오너인 아일랜드출신 마이클
스머피트회장(59)에게 항상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기업합병으로 사세확장을 끊임없이 추구하고있어 타고난 승부사로 소문이
났고 경마와 보트레이스를 즐기는 취미탓에 스피드광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스피드를 즐기는 기질탓에 십수년전 후안카를로스 스페인국왕과의 보트
게임은 아직도 유럽 사교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스페인해안선을 따라 스페인국왕과 함께 보트레이스를 벌이던 그는 보트
사고로 게임에도 졌지만 그때 입은 척추부상으로 아직도 허리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사업에 있어서도 스포츠경기처럼 승부수를 적극적으로 던지는 공격적
경영을 즐긴다.

지난해 8월 그는 프랑스의 제지회사인 셀루로스 듀핀사를 10억4천만달러에
인수,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한 아시아시장에도 눈을 돌리는등 제지사업에 관한한 세계를 경영무대로
삼고 있다.

이런 공격적 경영과 시장다변화전략은 동종업계의 경쟁회사에 비해 항상
우수한 경영실적을 보장했고 스머피트 그룹이 세계일류의 제지회사로 웅비
하는 견인차역할을 했다.

16세의 어린 나이에 학업을 중도포기하고 가업에 뛰어든 그가 당시 중소
기업이던 제지회사를 오늘날의 세계기업으로 키우기까지는 어려움도 많았다.

기업인수가 매번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 86년 부채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미모빌석유회사의 컨테이너회사를
인수했지만 은행빚 26억달러에 대한 이자부담에 시달려야 했고 92년부터
현재까지 5억5천만달러를 본사에서 부담해야 했다.

또한 지난91년 아일랜드전화회사 매입과정에서 야기된 횡령혐의로
에이리안전화회사 회장직을 사임해야 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물론 수사과정에서 무혐의로 판명됐지만.

가장 뼈아픈 실수는 영국의 레저업체인 브렌트 워터사에 2천5백만달러를
투자했다가 한푼도 건지지 못했던 일이다.

워터사의 책임자가 공금횡령등 사기행각을 벌였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아픔도 있었다.

그의 이혼에 이은 재혼은 가톨릭국가인 아일랜드를 떠들썩하게 하기도
했다.

스머피트회장은 그가 이룬 부를 바탕으로 교육사업에도 진출, 그의 이름을
딴 비즈니스스쿨을 운영하는가 하면 아일랜드최고의 문화재단을 소유하고
있다.

또한 마사회장직을 맡으면서 경주말 75필을 사육중인데 그의 말이 호주
멜번컵을 차지하는등 경마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그의 기업경영스타일에 대한 비판여론도 있다.

사업의욕이 지나친 나머지 전문인경영보다는 족벌경영체제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투자가들은 이런 그의 스타일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그는
30세의 어린아들 토니를 중역에 기용하는등 가족들을 경영에 참여시키고
있다.

북미제지업의 퇴조에따라 유럽과 아시아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 그의
경영전략은 세계적인 종이수요증가와 맞물려 빛을 발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 서명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