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평준화 해제가 가시화되면서 그에 따른 찬반논란도 거세게 일고있다.

지난해말 인천시교육청이 교육부에 건의하면서 시작된 평준화 해제
움직임은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98학년도부터 부분해제의 방침을 밝히면서
부산 대전 청주시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고교평준화가 전면해제의 길로 접어들자 교육계및 관련 사회단체
들이 찬반 양론의 엇갈린 견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학부모들 사이
에서는 경쟁입시 부활에 따른 과열과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평준화 해제 찬성론자들은 <>교육의 수월성 추구 <>양질의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 <>하향평준화 방지 <>학교별 특화등을 들고 있는 반면 반대론자
들은 <>과열과외 만연 <>학교간.학생간 위화감 조성 <>귀족학교 출현
<>사회계층간 위화감 조성등을 부작용으로 꼽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회장 김완자)는 "평준화 해제는 극심한 과열
과외를 초래 서민 가계의 파탄을 가져올 가능성이 클 뿐더러 계층간 위화감
조성으로 청소년들의 정신을 황폐화 할 수도 있다"며 강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 단체는 평준화 해제 저지를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등 구체적인
행동 방향도 모색하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전교조 국공립중학교장회등도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들 단체들은
일선 학교 관계자 중에서도 다수가 평준화 해제를 거부하고 있다고 강조
했다.

반면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의 엄규백 회장(서울 양정고교장)은 "사립
학교의 경우 건학정신에 바탕을 둔 개성있는 교육을 하기 위해서라도
평준화 해제는 바람직하다"는 찬성의 입장을 보였다.

이같은 찬반양론은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과외비 부담능력에 따라 크게
엇갈리고 있다.

중3과 중1생을 자녀로 둔 신화임씨(주부.38)는 "지금도 "얼마짜리 과외를
받느냐"는등 계층간 위화감이 조성되고 있는데 평준화가 해제되면 국민학교
때부터 고액과외를 받아야 할 것"이라며 "과외망국병에 시달린 경험이 있는
정부가 이런 정책을 추진한다는게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국민학생 자녀 2명을 두고 있는 김민자씨(주부.36)는 "하향
평준화된 학교 교육때문에 별도의 과외를 시켜야 하느니 차라리 수준에
맞는 학생들끼리 모여 학습의 질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며 평준화 해제에
대해 지지의 입장을 보였다.

한편 한국교총등 교육단체및 관련 사회단체들도 속속 입장을 밝힐 예정
이어서 평준화 해제에 대한 찬반논란이 앞으로 더욱 뜨겁게 전개될 전망
이다.

<김상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