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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칼] (698) 제3부 정한론 : 대내전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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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마모토성이 멀리 바라보이는 가와시리에 포진을 한 가고시마의 반군은
    공격을 개시하기 전에 먼저 한통의 통고문을 진대 사령관 앞으로 보냈다.

    기리노를 비롯한 시노하라, 무라다등 반군의 주요 지휘관들이 상의하여
    띄운 것이었다.

    아직 사이고가 그 곳에 도착하기 전이었다.

    -이번에 정부에 대하여 따질 일이 있어서 군사를 거느리고 상경하게
    되었는데, 지금 구마모토에 이르러 잠시 쉬고 있는 중이오. 며칠내로
    진대를 통과할 예정이니, 그때 진대군은 전원 출영하여 본관의 지휘를
    받도록 조치하기 바라오.

    육군대장 사이고 다카모리

    이런 내용이었다.

    진대 사령관은 다니 다데키였다.

    육군소장인 그에게 사이고 대장이 명령을 내리는 투였다.

    사이고 본인의 허락도 없이 부하 지휘관들이 마음대로 그와같은 글을 적어
    사이고의 이름으로 보냈던 것이다.

    그 통고문을 받아 읽어본 다니는 대뜸 이맛살을 찌푸렸다.

    "도대체 이게 뭐야. 돼먹지 않은 놈 같으니라구"

    서슴없이 내뱉었다.

    "돼먹지 않은 놈"이란 통고문의 끝에 사이고의 이름이 적혀 있었으니, 그를
    두고 한 말이었다.

    다니는 도사번 출신으로 무진전쟁때 관군의 참모로서 용맹을 떨친 무골형
    의 전형적인 장군이었다.

    그의 눈에 그 통고문은 돼먹지 않은 수작으로 비쳤다.

    정부에 반기를 들고 반란행위에 돌입한 반역자인 주제에 육군대장이라고
    뻔뻔스럽게 명령조의 통고문을 보내다니, 가소롭고 분노까지 느껴졌던
    것이다.

    "나를 뭐로 알고서 이따위 글을. 무엇때문에 내가 반란군의 우두머리를
    출영하여 그의 지휘하에 들어간단 말인가. 나도 반역자가 되라 그건가.
    흥! 누구 맘대로..."

    다니는 혼자서 분을 못이겨 투덜거리고 나서 그 통고문을 참모장인
    가바야마에게 건네주었다.

    "이거 읽어봤소?"

    "아니오"

    "한번 읽어보오. 우리를 이렇게 얕잡아 볼 수가 있소? 분해서 견딜 수가
    없구려"

    착잡한 표정으로 가바야마는 그것을 받아 눈으로 죽 훑어보고서 입을
    열었다.

    "항복을 하라 그거군요. 말하자면..."

    "항복을 요구한다면 또 낫겠소. 이건 그게 아니라, 우리도 자기네와 같이
    반란군이 되라는게 아니고 뭐요"

    "맞습니다. 출영을 하여 지휘를 받는다면 그렇게 되죠"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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