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신이 징계에서 벗어나 다시 필드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면서 과연
그가 전성기인 87~93년과 같은 기량을 보여줄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골프는 기량 못지않게 리듬이 중요하고,아마추어 프로를 막론하고 1년
이상 필드를 멀리하면 결국 리듬이 깨질 수 밖에 없지않으냐는 설명이
그럴싸한 설득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과거 박과 같이 장기간 징계를 받았다가 필드에 복귀한 프로골퍼들의
성적을 어떠한가.

스코어카드에 잘못된 점수를 적거나 프로골퍼로서의 위상을 실추시킨
이유 등으로 장기간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골퍼들은 박을 포함해 대략
10명선.

그런데 이들 가운데 징계후에도 징계전의 명성을 되찾은 경우는 1~2명에
그치고 대부분 기량이 퇴보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 76년 프로에 입문해 3년만인 79년에 PGA선수권을 차지한 이강천은
82년 금전관계로 프로의 위상을 떨어뜨렸다는 이유때문에 무려 10년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가 징계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팬들의 기억에서 사라졌음을
두말할 나위가 없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출신인 김석종은 프로 입문 2년째인 89년에 상금 랭킹
12위에 오를 정도로 촉망받았으나 그해 아시아서킷 필리핀오픈에서 스코어
카드 오기로 인해 협회로부터 2년간의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91년말 징계가 풀린 그는 92년도 상금랭킹 81위, 93년 27위, 94년 31위등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내는데 그쳤다.

박남신과 같이 월드컵대회에 나갔다가 박의 실수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6개월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던 이강선도 마찬가지 경우.

90년 상금랭킹 1위,91년 5위,93년 6위등 나이(46)를 넘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해온 그였으나 지난해에는 징계여파인지 출전가능한 대회에도 변변히
나가지 못한끝에 랭킹30위로 추락했다.

반면 권오철 박종봉의 경우는 출전정지라는 공백에 아랑곳하지 않고
예전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경우이다.

오뚝이 권은 지난 8PGA선수권대회에서 동반자 최윤수의 오소플레이를
일찍 지적하지 않았다해서 징계를 받았었다.

그러나 그는 징계가 끝난후 생애 첫승을 올릴 정도로 "징계와 무관한"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페인 스튜어트 박종봉(86년 입문)은 지난88년 쾌남오픈에서
스코어카드 오기로 2년간 출정 정지 당했으나 91년 랭킹 23위, 94년
34위등 그런대로 괜찮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리듬 경기 감각에 절대적 영향을 받는 골프. 93년 아시안투어에서 우승
하면서 상금 랭킹 선두를 달렸던 박남신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필드 복귀"에 만족하고 말것인가,톱프로다운 "기량 복귀"를 선보일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