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이 세계 최초로 가동에 성공한 "컴퓨터다운사이징시스템"개발의
실무주역으로 이론단계에 머물던 전산다운사이징시스템을 현실화한 공로가
높이 평가됐다.

전산다운사이징시스템의 본격 가동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전산수준을
한단계 끌어 올린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운사이징시스템은 대형컴퓨터대신 소형컴퓨터를 적절하게 연결,한
지역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그 지역 미니컴퓨터로 처리토록한 시스템이다.

업무의 중심이 되는 본부에 대형컴퓨터시스템을 설치,지방에서 발생한
데이터까지도 중앙에서 처리하는 "중앙집중처리시스템"과는 이점이
다르다.

"지역분산처리시스템""제4세대 금융전산시스템"이라고도 하며 일반적으로
Client/Server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광주은행이 다운사이징시스템도입을 결정한것은 지난91년6월.당시
사용중인 전산기종을 바꾸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부딪치면서부터였다.

당시 가장 큰 문제는 기존의 중앙처리시스템을 유지하면서 기종전환을
할 경우에 소요되는 비용.2-3년동안 매년 수십억원씩 들어가는 돈을
감당하는건 지방은행으로선 무리였다.

더욱이 환경변화에 대한 유연성이 부족하고 전산장애가 발생하면 전국
영업점의 업무가 마비된다는 단점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였다.

이에따라 광주은행은 당시까지 전혀 시도되지 않았던,그래서 성공가능성은
물론 시스템의 효용성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각이 강했던 다운사이징시스템
을 도입키로 결정했다.

이 때 다운사이징시스템도입을 추진한 실무주역이 당시 전산업무부장이던
정대영팀장.정팀장은 "전산은 기술이 아니라 사상"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송병순행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실무작업을 진두지휘했다.

2년6개월간의 개발기간동안 정팀장이 당면했던 가장 큰 애로점은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성공가능성에대한 회의적인 분위기.우선 광주은행
직원들 부터가 새로운 시스템에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기존 전산전문가들조차 검증되지 않은 시스템의 도입을 시도하는
것보다는 기존 시스템을 활용하는게 더 안정적이라고 주장하고 나왔다.

여기에 전산시스템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신뢰할수 없는 시스템"이라느니
"터무니없는 시도"라는등의 비난까지 더해졌다.

특히 다른 은행들로부터는 "실제로 적용하는게 불가능하고 이론적으로만
연구되었던 위험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광주은행이 무모한 실험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감수해야 했다.

이런 회의적인 분위기를 극복하게한 주역이 바로 정팀장이었다.

그는 가장 먼저 내부직원들의 동요를 설득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다운사이징시스템의 효율성에대해 역설했다.

개발에 실패할 경우 초래될 엄청난 부담에 대해서도 초연한 자세를
보였다.

실무진의 개발작업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한 것은 물론이었다.

이러기를 2년6개월.마침내 지난해 1월 다운사이징시스템개발에 성공했다.

4개지역 7개지역센터를 중심으로 지역분산시스템을 구축,실용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이 시스템의 가동으로 현금자동입출금기(CD)가동등 각종 업무처리속도가
30-50%정도 빨라졌다.

신상품개발에 소요되는 기간도 10분의1로 단축됐다.

홈뱅킹과 펌뱅킹등 다양한 금융서비스제공도 가능해졌다.

국산 컴퓨터인 타이콤을 설치,외국 컴퓨터업체의존에서도 탈피할수
있게 됐다.

다른 무엇보다 큰 성과는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필요에 따라
전산용량을 수시로 확대할수 있게된 점이다.

가동 1년이 지나면서 다운사이징시스템의 효용성이 알려지기 시작,신한
한미 제주은행등 금융기관은 물론 체신부 육군본부 서울대등에서도
경험전수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정팀장은 다운사이징시스템을 개발한 직후인 지난해3월 종합기획부장으로
옮긴뒤에는 본점조직을 전면 "팀제"로 개편했다.

역시 국내은행중 처음이었다.

팀제도입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수 있게 됐으며 영업점에 대해서도
원스톱서비스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전산다운사이징개발에서 얻은 노하우를 조직다운사이징에도 적용한
셈이다.

지난해 5월부터는 전략기획팀장으로 재임하면서 지방은행으로선
획기적인 조치들을 잇달아 꾀했다.

객장에서 고객이 거래할때마다 작성하던 전표를 폐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사내방송망인 "SUN-UP Network"를 개국하기도 했다.

현재는 2004년까지의 중장기경영계획수립과 비지니스리엔지니어링(BR)
추진의 실무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울러 제2창업운동인 "SUN-UP 2000"을 추진하고 있는등 광주은행
경영혁신의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