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은 여러 모로 한국에 중요한 한해다.

새해의 한국을 둘러싸고 전개될 한경여건을 돌아볼때 우리나라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부정적 요인.여건 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주는것은 우리가 문제를 처리할 대비만
잘한다면 불리한 것보다 유리한 긍정적 여건이 더 많다는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관적인 낙관이 될지는 모르나 여러분야중에서도 특히 그런 희망적인
전망을 가능케 하는 분야는 경제다.

한국경제는 92년까지의 장기침체에서 벗어난 이후 회복국면을 거쳐 확대
국면으로 이어지는 활황세를 타고 있다.

문민정부가 출범한 93년부터 불붙기 시작한 투자붐 수출호황으로 94년에
8%를 넘는 고성장을 이룩했고, 내외전문가들의 예측은 95년에도 94년보다는
약간 둔화되지만 7%대의 성장률을 유지하는 성장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는데
거의 일치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체적으로 3~4%의 성장이 예상되는 세계경제의 확장국면
계속은 우리의 수출증가에 유리한 여건이다.

그러나 수출증가와 함께 자유화물결을 타고 들어올 해외자본이 해외부문의
통화증발이 조성할 물가불안등 안정기조파괴가 성장가도의 최대 복병으로
지목되고 있음을 정책운영자와 정치인들은 잊어서는 안된다.

이같은 문제점을 강조하지 않을수 없는 것은 올해가 선거를 비롯한 정치
행사가 집중적으로 있을 정치의 계절이라는데 있다.

상반기중에 여 야의 정당개편이 예정돼 있으며 6월에는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합해 5,613명을 한꺼번에 선출하는 4대 지방선거가 실시
된다.

지방선거에 이어 기다리고 있는 것은 15대 국회의원을 뽑는 96년의
총선거다.

이는 공천을 따내기 위한 물밑의 대비 정치활동의 시동을 의미한다.

이같은 선거행사와 선거대비 활동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선거내지 정치
활동을 위해 뿌려지는 돈이 경제활동에 부담을 주면서 경제성장발전의 전제
가 되는 안정기조를 교란하는 일이다.

과거의 우리경험은 정치계절에는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가 우선되는
나머지 정치이해 선거자금으로 인한 통화팽창이 용인되고 그 결과 물가
폭등, 부동산가격상승, 환물사조만연등 시장경제의 효율적인 자원배분,
매크로적인 후생극대화와 충돌하는 현상들이 빚어지기가 일쑤였음을
가리키고 있다.

올해에 만약 이같은 과거의 전철이 되풀이 될경우 우리경제의 내실있는
안정적성장은 좌초되고 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실명제 이후 돈이 계속 많이 풀려 유동성이 높은 상태에
있는데다 금년에 예상되는 수출호조와 해외자본유입에 따른 해외부문의
원화증발, 원유등 해외원자재 가격의 상승및 예상되는 국내임금, 공공요금의
인상은 인플레위험을 예상시키고 있다.

지방선거등 올해의 정치행사가 이같은 물가불안요인에 기름을 붓는 격인
통화관리의 방만화, 낭비의 조장으로 인플레를 재연시키고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방해하는 부담이 되지 않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