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페소화 가치 폭락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어 멕시코 채권과 주식에
투자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페소화는 27일 뉴욕외환시장에서 미달러화에 대해 직전거래일인 23일의
달러당 4.6 5페소 보다 16% 하락한 5.5 5페소에 거래됐다.

페소화는 이날 멕시코 시티에서도 26일 폐장가인 달러당 5.0250페소보다
10% 떨어진 5.6000 페소에 장을 마감했다.

페소화는 멕시코 정부가 자유변동환율제도로의 이행을 선언함으로써
페소화 폭락사태를 촉발시켰던 지난 21일 이후 39%(뉴욕환시기준으로는
38%)나 하락했다.

페소화 폭락 사태가 장기화 되자 로렌스 서머스 미재무차관은 이날
페소화가치 지지를 위해 "최근의 페소화 가치 하락은 멕시코의 기초적
경제여건을 벗어난 과도한 수준"이라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했으나
페소화 하락을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환시전문가들과 외환거래업자들은 서머스 차관의 이같은 견해에
대체적으로 동조하고 있으나 올연말까지는 페소화 가치 반등을 기대할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페소화 가치 폭락은 곧바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막대한 손실을 초래해
멕시코 채권과 주식에 투자했던 미국인 투자자들의 경우 80억~1천억
달러의 손실(미월가분석)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페소화뿐만 아니라 멕시코 증시 폭락까지 겹쳐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의 싯가총액이 지난1일 2백억달러에서 23일현재 1백35억달러선까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인들은 현재 멕시코에 대한 전체 외국인 투자액 7백30억달러 가운데
절반이 넘는 4백50억~5백억달러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가운데 1백50억달러는 페소화 가치 하락과 별 관련이 없는 직접투자
(공장기계 빌딩등)이고 나머지 3백억~3백50억달러 정도는 멕시코 정부가
발행한 채권 주식 기타 페소화 증권등에 투자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따라 미국인 투자자들을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70년대 혹은
80년대와 같은 금융파동이 재현 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속에 멕시코로
부터의 철수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DRI 맥그로힐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멕시코 경제의 앞날을 비관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반면 베어 스턴스사등은 페소화 가치가 이제 적정 수준
까지 하락한데다 멕시코의 산업생산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등을
들어 서로 상반되는 낙관적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