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통계학자이면서 경제학자였던 필립스는 1861년부터 1957년간의
자료를 가지고 영국의 실업률과 명목임금 상승률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여
둘 사이에는 안정적인 역의 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이것이 경제학에서 말하는 필립스곡선인데 그후 몇몇 경제학자들에 의해
수정되어 필립스곡선이란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사이에 역의관계가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실업률이 높을때는 물가상승률이 낮고 물가상승률이 높을때는 실업률이
낮다는 말이다.

이때부터 필립스곡선은 정책담당자들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문제로 인식되어 왔다.

예를들어 실업을 줄이기 위해서는 물가상승을 감수해야 한다든지, 반대로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실업 또는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식이다.

그런데 70년대를 거치면서 실업과 물가상승사이에 안정적인 역의 관계가
사라져 버렸다.

오히려 둘사이에 정의 관계에 가까운 현상이 나타났다.

다시말해 높은수준의 물가상승률과 고실업률이 공존하게 되었고, 물가상승
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과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스태그네이션
(stagnation)을 합성해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필립스곡선은 대체로 소비 투자 정부지출등과 관련한 경제전체의 수요인
총수요의 변화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즉 총수요가 증가하면 초과수요때문에 물가는 상승하는 대신 국민소득과
생산이 늘어나고 따라서 실업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변화가 총수요가 아닌 총공급의 측면에서 발생할 경우 물가도
오르고 실업도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할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이유에서든 경제전체의 생산과 이에따른 공급이 줄어든다면
이는 곧 실업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공급감소에 따른 초과수요의
발생으로 물가역시 상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스태그플레이션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70년대 미국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한 중요한 공급측면의 변화로는
오일쇼크를 꼽는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