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특강] 세계화시대 경제정책 방향 (하) .. 이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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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세 < KIET 부원장 >
앞편에서 세계화의 특징들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세계화는 세계적인 경제현상의 하나이며 우리에게는 하나의 경제환경변화로
받아들여야 하는 도도한 시대적 물결이라고 할수 있다.
그러면 정책목표로서의 세계화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정책으로서의 세계화는 이러한 물결속에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고 나아가
극대화시키는 국가차원의 결집된 노력이라고 정의를 내릴수 있겠다.
정책지표로서 세계화를 지향하고자 할때 위의 특징들을 감안하여 적어도
세가지의 정책기조전환을 필요로 한다.
첫째 세계화시대의 정책은 고객위주 내지 수요자중심의 정책이어야 한다.
둘째 정책을 운용하는 방식에서 종래의 직접규제와 직접지원방식에서 간접
규제나 유도지원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셋째는 미국 일본 중국 아세안등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국가들과
의 정책협조와 더 나아가 정책조화가 필요하다.
위의 세가지 정책기조전환의 당위성을 거시정책 금융정책 산업정책과
관련하여 간략하게 설명해 보기로 한다.
본래 거시정책은 금융 재정 외환정책을 수단으로 해서 물가 성장 국제수지
라는 세마리 토끼를 잡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세계화시대에서는 세마리 토끼라는 정책목표와 정책수단간에
인과성이 약해진다.
사실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 물가를 주도한 것은 농산물과 임금이었다.
농산물 개방이 본격화되고 생산요소의 이동이 비교적 자유로워지는 세계화
시대에서는 이들 가격이 오히려 국제가격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만약 국내임금수준과 상승률이 너무 높으면 기업은 해외생산을 통하여
그 인건비를 절감하려고 할 것이다.
이 경우 국내근로자 임금상승은 자연히 한계를 갖지 않을수 없다.
세계화시대에서는 국제수지가 무역부문보다 해외투자를 비롯한 무역외
부문의 비중이 커지고 무역부문도 국제분업질서에 따라 기업의 국내외
산업배치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환율에 의해 받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더구나 국제수지개념 자체도 꼭 국가경쟁력의 지표로 보기에 무리가 많다.
성장률의 경우도 정부역할이 컸던 종래에는 정부투자와 재정정책에 의해
어느정도 관리가 가능하였으나 세계화시대에는 과거에 비해 민간기업의
투자활동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 인과성과 효과성이 상대적
으로 약해진다고 밖에 볼수 없다.
반면에 국가간 상호의존성의 심화로 국내경기는 해외경기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게 된다.
따라서 세계화시대에는 정책목표로서의 거시정책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또한 물가와 경기의 국가간 연동성때문에 국가간 정책협조와 조화가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
금융정책도 과거의 개발금융시대에는 국내저축과 국내 투자의 중개기능과
기업에 대한 직접여신을 통한 통화관리가 주된 기능이었다.
그러나 세계화시대에는 오히려 대내외 부문간의 중개기능이 더욱 중요하고
통화관리도 그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금리수준은 통화관리에 의해 영향을 받기보다 국가별 리스크 요소를
제외한다면 국제금리수준과 평준화되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만약 경기과열방지와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인상 통화긴축의 정책수단을
동원하게 되면 해외에서의 자금유입을 초래하게 되어 국내 총유동성에는
변동없이 환율절상만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경상수지만 악화시키게 된다.
따라서 금융정책은 국내유동성과 해외유동성의 적절한 배분을 통해 물가와
환율을 동시에 안정시켜 경쟁력향상의 기반을 조성해 주는 방향으로 운용
되어야 한다.
금융정책과 외환정책은 세계화시대에는 구분되기 힘든 같은 정책이라고
볼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의 과잉 유동성과 해외부문에서 흘러오는 또는 흘러가는
과잉 유동성을 조절할수 있는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의 활성화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공개시장조작과 불태화정책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산업정책의 경우 경제적 국경이었던 과거에는 동태적 비교우위
에 입각한 산업구조고도화 전략이 근간을 이루었다.
그러나 WTO출범과 함께 소위 유망산업 지원방식에 의한 산업구조고도화
전략은 국제규범상 어렵기도 하려니와 그럴 필요성도 점차 약해지고 있다.
앞편에서 설명한 바와같이 세계화시대에는 기업은 국가를 선택하여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국가가 갖고 있는 부존자원의 한계를 극복할수
있다.
따라서 기간개념에 입각한 동태적 비교우위(dynamic competitive
advantage)전략보다는 공간개념에 입각한 입지경쟁력 내지 공간적 비교우위
(locational or spatial competitive advantage)확보전략이 더욱 중요하다고
볼수 있다.
즉 우리나라를 기업이 생산활동하기 가장 좋은 지역, 투자의 최적지로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할 것이다.
기업인이 아침에 출국하여 점심시간에 상해 혹은 홍콩의 상대 기업인과
상담을 하고 난뒤 저녁에 서울로 돌아올수 있도록 북경 상해 대만 홍콩
콸라룸푸르 도쿄를 잇는 동북아일대를 일일생활권으로 묶을수 있도록 모든
물적 행정적인 인프라를 구축해 줄수 있어야 한다.
또한 서울의 강남 오피스에서 세계 모든 무역정보를 입수, 사업을 결정할수
있도록 무역 인프라를 구축해 주어야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입지적 공간적 비교우위가 있는 그런 나라가
되도록 그 장을 제공해 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할수 있다.
세계화시대는 결국 정책도 경쟁력이 있어야 하며 그것은 바로 고객, 즉
정책수요자 위주의 정책을 펴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6일자).
앞편에서 세계화의 특징들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세계화는 세계적인 경제현상의 하나이며 우리에게는 하나의 경제환경변화로
받아들여야 하는 도도한 시대적 물결이라고 할수 있다.
그러면 정책목표로서의 세계화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정책으로서의 세계화는 이러한 물결속에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고 나아가
극대화시키는 국가차원의 결집된 노력이라고 정의를 내릴수 있겠다.
정책지표로서 세계화를 지향하고자 할때 위의 특징들을 감안하여 적어도
세가지의 정책기조전환을 필요로 한다.
첫째 세계화시대의 정책은 고객위주 내지 수요자중심의 정책이어야 한다.
둘째 정책을 운용하는 방식에서 종래의 직접규제와 직접지원방식에서 간접
규제나 유도지원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셋째는 미국 일본 중국 아세안등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국가들과
의 정책협조와 더 나아가 정책조화가 필요하다.
위의 세가지 정책기조전환의 당위성을 거시정책 금융정책 산업정책과
관련하여 간략하게 설명해 보기로 한다.
본래 거시정책은 금융 재정 외환정책을 수단으로 해서 물가 성장 국제수지
라는 세마리 토끼를 잡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세계화시대에서는 세마리 토끼라는 정책목표와 정책수단간에
인과성이 약해진다.
사실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 물가를 주도한 것은 농산물과 임금이었다.
농산물 개방이 본격화되고 생산요소의 이동이 비교적 자유로워지는 세계화
시대에서는 이들 가격이 오히려 국제가격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만약 국내임금수준과 상승률이 너무 높으면 기업은 해외생산을 통하여
그 인건비를 절감하려고 할 것이다.
이 경우 국내근로자 임금상승은 자연히 한계를 갖지 않을수 없다.
세계화시대에서는 국제수지가 무역부문보다 해외투자를 비롯한 무역외
부문의 비중이 커지고 무역부문도 국제분업질서에 따라 기업의 국내외
산업배치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환율에 의해 받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더구나 국제수지개념 자체도 꼭 국가경쟁력의 지표로 보기에 무리가 많다.
성장률의 경우도 정부역할이 컸던 종래에는 정부투자와 재정정책에 의해
어느정도 관리가 가능하였으나 세계화시대에는 과거에 비해 민간기업의
투자활동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 인과성과 효과성이 상대적
으로 약해진다고 밖에 볼수 없다.
반면에 국가간 상호의존성의 심화로 국내경기는 해외경기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게 된다.
따라서 세계화시대에는 정책목표로서의 거시정책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또한 물가와 경기의 국가간 연동성때문에 국가간 정책협조와 조화가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
금융정책도 과거의 개발금융시대에는 국내저축과 국내 투자의 중개기능과
기업에 대한 직접여신을 통한 통화관리가 주된 기능이었다.
그러나 세계화시대에는 오히려 대내외 부문간의 중개기능이 더욱 중요하고
통화관리도 그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금리수준은 통화관리에 의해 영향을 받기보다 국가별 리스크 요소를
제외한다면 국제금리수준과 평준화되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만약 경기과열방지와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인상 통화긴축의 정책수단을
동원하게 되면 해외에서의 자금유입을 초래하게 되어 국내 총유동성에는
변동없이 환율절상만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경상수지만 악화시키게 된다.
따라서 금융정책은 국내유동성과 해외유동성의 적절한 배분을 통해 물가와
환율을 동시에 안정시켜 경쟁력향상의 기반을 조성해 주는 방향으로 운용
되어야 한다.
금융정책과 외환정책은 세계화시대에는 구분되기 힘든 같은 정책이라고
볼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의 과잉 유동성과 해외부문에서 흘러오는 또는 흘러가는
과잉 유동성을 조절할수 있는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의 활성화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공개시장조작과 불태화정책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산업정책의 경우 경제적 국경이었던 과거에는 동태적 비교우위
에 입각한 산업구조고도화 전략이 근간을 이루었다.
그러나 WTO출범과 함께 소위 유망산업 지원방식에 의한 산업구조고도화
전략은 국제규범상 어렵기도 하려니와 그럴 필요성도 점차 약해지고 있다.
앞편에서 설명한 바와같이 세계화시대에는 기업은 국가를 선택하여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국가가 갖고 있는 부존자원의 한계를 극복할수
있다.
따라서 기간개념에 입각한 동태적 비교우위(dynamic competitive
advantage)전략보다는 공간개념에 입각한 입지경쟁력 내지 공간적 비교우위
(locational or spatial competitive advantage)확보전략이 더욱 중요하다고
볼수 있다.
즉 우리나라를 기업이 생산활동하기 가장 좋은 지역, 투자의 최적지로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할 것이다.
기업인이 아침에 출국하여 점심시간에 상해 혹은 홍콩의 상대 기업인과
상담을 하고 난뒤 저녁에 서울로 돌아올수 있도록 북경 상해 대만 홍콩
콸라룸푸르 도쿄를 잇는 동북아일대를 일일생활권으로 묶을수 있도록 모든
물적 행정적인 인프라를 구축해 줄수 있어야 한다.
또한 서울의 강남 오피스에서 세계 모든 무역정보를 입수, 사업을 결정할수
있도록 무역 인프라를 구축해 주어야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입지적 공간적 비교우위가 있는 그런 나라가
되도록 그 장을 제공해 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할수 있다.
세계화시대는 결국 정책도 경쟁력이 있어야 하며 그것은 바로 고객, 즉
정책수요자 위주의 정책을 펴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