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으로 정관팽대부라는 정액의 임시 저장고가 없는 불구(?)의
동물 뱀에게 남성들이 선망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바로 많은 남성들이 고민하는 조루증 때문이다.

흔히 조루증이라 하면 성교 시간만을 가지고 언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의학적으로는 아직껏 조루증에 대한 개념 정립이
어려워 학자들간에도 논란이 많은 실정이다.

그럼 대표적인 성의학자들의 의견과 문제점을 살펴보자. 우선 "킨제이"는
성관계시의 소요시간을 조루증의 지표로 삼았는데 남성의 75%는
성관계 시작후 2분 이내에 사정한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여성의 항의(?)에 개의치 않고 2분 이내에 사정하는 남성들일지라도
일단은 자신이 조루증 환자라 단정하여 고민할 필요는 없다.

"마스터즈"등은 성관계자 상호간의 만족도를 기준으로 삼았으나
성관계때 2회중 1회이상 여성이 성적만족감을 느낄만큼 충분히 지속하지
못하고 조기에 사정하는 경우를 조루증이라 진단하였다.

한편 "카프란"은 남성이 성행위중에 고도의 성적 흥분을 유지하면서도
사정을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자유로이 조절할 수 있어야 조루증이
아니라 했는데 이는 너무 엄격한 규정이라서 세상의 모든 남성을
환자로 만들 수 있다.

이처럼 조루증에 대한 판단기준은 전문적인 학자들마저도 판이하므로
조루증의 진단은 성관계시의 복잡하고 미묘한 상황을 전체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조루증을 "조설""당문파"등으로 표현하는데
그 증상은 속어감동 질우시설이라 하였다.

원인은 "정지주재재심""정지장제재신"의
이론에 따라 "심신"의 부조화가 가장 큰 것으로 본다.

곧 정신신경계통을 포괄하는 개념의 심이라는 장기와 비뇨생식계통을
포괄하는 개념의 신이라는 장기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지 못한
까닭에 성관계시 성감의 전도되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게 되는
한편 사정관의 폐쇄력이 약화되어 조설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스스로의 느긋하고 기쁜 마음가짐과 함께 "조화심신"의
효능이 있는 약물을 복용하게 되면 조루증은 의외로 쉽게 극복될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