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세일즈맨" "윈도즈 몽상가" "컴퓨터업계의 황제"

미 마이크로소프트사빌 게이츠 회장 방한때마다 따라붙었던 별칭의 변화된
모습이다.

87년 처음으로 그가 한국땅을 밟았을 때 홀홀단신으로 PC 운영체제인
"MS-DOS"를 판매하기 위해 노력했다.

국내 PC제조업체들은 IBM-PC에 당연히 끼워주는 것으로 알았던 DOS
프로그램에 로얄티를 요구하는 당돌한 젊은이를 반갑게 맞아주지 않았다.

89년 두번째 온 빌 게이츠는 "윈도즈를 꿈꾸는 젊은이"로 변신했다.

90년 발표예정이었던 "윈도즈 3.0"의 모습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긴
여행중 한국에 잠시 여장을 풀었던 것이다.

윈도즈 3.0은 그림사용자지원방식(GUI)을 이용한 운영체제 프로그램으로
DOS의 문자입력방식(CUI)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이전의 윈도즈 프로그램이 보잘 것 없고 계속
발표시기가 연기되어 온 것을 지적하며 윈도즈는 "공상속에서나 가능한 것"
이라고 평가절하했다.

5년의 세월이 흐른 뒤 한국을 다시 찾은 빌 게이츠에게는 "황제"라는
호칭이 붙었다.

"MS-DOS" "윈도즈" "워드" "액셀"등 대부분의 베스트셀러들이 개인
사용자용 소프트웨어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중대형 컴퓨터를 운용하고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기반 소프트웨어에까지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구체적인 결과가 "윈도즈NT" "백 오피스"등 빌 게이츠 회장이 방한
기간중 꾸준히 강조한 제품들이다.

이같은 제품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언제나 그래왔듯이 경쟁업체들과의
힘겨운 싸움을 거쳐 시장에서 생명력있는 제품으로 평가받아야 할 도전에
직면해 있다.

중대형이상 컴퓨터 운영체제분야에서는 유닉스연합, 네트워크 분야에서는
노벨, VOD에서는 오라클이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한판 승부를 겨루고 있다.

떠들썩했던 한국일정을 모두 마친 빌 게이츠 회장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향후 행보를 차분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