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축소를 위한 이번 조직개편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는 오히려
조직을 확대개편해 눈길을 끌었다.

공정위는 총리실직속으로 편입되며 오랜 숙원이던 "독립"을 성취했다.

공정위원장은 우선 차관급으로 임명하지만 부위원장도 차관급으로 보임
하도록 규정해 사실상 장관급으로 승격한 셈.

또 조직도 기존에 3명이던 상임위원이 부위원장을 포함, 4명으로 늘어나고
재벌의 내부거래및 불공정거래를 조사하던 조사국을 2개 국으로 확대개편
하는 한편 국장급인 법제관을 신설해 미국의 공정거래위원회(FTC)나
법무성에 버금가는 명실상부한 "공정거래위원회"가 된 셈.

따라서 앞으로 세계화를 이룩하기 위한 경쟁정책의 촉진에 공정위의
목소리가 강화될 전망.

공정위의 한 국장도 "이번 조직개편으로 공정위는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조직으로 모든 산업정책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삼성의 승용차사업진출허용에서 보듯이 세계화 추세에 맞추어
모든 산업의 진입규제를 풀면 정부에게 남는 과제는 공정한 경쟁의 룰을
만드는 것일 뿐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공정위는 앞으로 슈퍼파워를 자랑
하는 "경제검찰"로 자리매김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

특히 박관용비서실장이 공정위의 기능을 높이 평가하고 있고 한이헌
경제수석이 신정부초기 공정위원장을 역임해 공정위에 힘을 실어 줄수 있을
것으로 기대.

이에 따라 공정위는 그동안 정부의 경제정책에 순응하느라 재벌의 불공정
거래에 대해 타협적 태도를 부여왔으나 앞으로는 경제부총리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독자적인 "재벌사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81년 공정거래법이 제정되면서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실
에서 위원회로 승격, 한봉수씨가 초대위원장을 맡았다.

그이후 2대 조경식(83.9-87.5)씨가 바톤을 이어 받아 <>3대 이진설
(87.5-88.3) <>4대 최수병(88.3-93.3) <>5대 한이헌(93.3-93.12)현경제수석
이 재임하다 지난해 12월부터 오세민위원장이 재임해 오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