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행진이 최근들어 더욱 빨라지고 있다.

3일의 외환매매기준율은 달러당 792.20원,100엔당 787.44원을 기록했다.

앞으로 큰 변화가 없는한 이같은 원화강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일본의 노무라경제연구소는 우리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당분간 원화강세를 용인할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달러당
원화환율이 올 연말 790원,내년 1.4분기에는 78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고 한다.

아울러 통화관리가 강화됨에 따라 오름세를 계속하고 있는 시중금리는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올 연말 연 14%,내년 1.4분기까지
연 14.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경제상태를 나타내는 주요 경제지표인 물가 금리 환율등의
최근 동향및 내년 전망은 이처럼 밝지가 못하다.

근본 이유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비효율성및 경직된 경제체질에
있지만 정책시행을 실기한 정책당국의 탓도 적지않다.

가령 연초부터 물가불안에 시달렸으면서도 행정규제를 통한 물가지수
관리라는 고식적인 자세에 안주했다.

이에 비해 기업의 자금수요가 아직 살아나지 않아 시중금리가 비교적
안정되었는 데도 돈을 너무 많이 풀었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예년에 6,000억~7,000억원에 불과했던 2.4분기
통화공급량이 올해에는 4조원 가까이 공급되었다.

이는 정책당국이경기확장국면의 지속및 금리의 하향안정에 지나치게
집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결과 최근의 한국통신주식 입찰이나 중소기업은행 주식공모에서
본것처럼 뭉칫돈이 몰려다니고 총통화공급 증가율을 목표선 이내로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또한 통화관리가 강화됨에 따라 시중금리가 오르고 있으며 주가는
어제 종합주가지수 1,054.03에 거래량도 3,051만주에 머무는등 당분간
조정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의 실기 이외에도 우리 경제구조가 지나치게 경직되고 비효율적인
점이 정책선택의 폭을 더욱 좁게 하고 있다.

한 예로 시중유동성은 매우 풍부한데 중소기업이나 일반가계는 돈을
얻어쓰기가 어렵다.

대기업과 수출이 잘되는 일부 중화학업종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많은 중소기업과 내수업종은 호황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경상수지적자가 계속되고 있는데도 외국자본유입으로 원화절상은
가속화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외자유입이 시중금리 안정이나 중소기업의
돈가뭄해소에 별로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들을 풀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거시경제 안정정책도
중요하지만 자금편중을 정상화시키고 고수익 고비용의 경제체질을
바꾸며 부문간 불균형을 해소하는 노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경제안정과 시장자율의 추진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