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는 올 상반기에 지난해 동기대비 36%(생산액기준)를 웃도는
고성장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화장품업계의 표정은 그리 밝은 편이 아니다.

물밀듯이 국내시장에 진출해 오는 외국 유명브랜드와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
하는데다 수많은 업체가 난립하고 가격질서가 흐트러져 수익성은 점점 악화
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해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화장품시장에는 태평양 럭키
한국화장품등 상위 3개사가 시장의 60%정도를 점유한 가운데 모두 1백여개의
크고 작은 국내업체와 3백여개의 수입업체가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기술개발,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
상황 타개를 위한 해외시장진출,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위한 가격질서의
확립등이 한시바삐 해결해야 할 과제로 대두됐다.

수많은 난제의 해법을 찾으려는 업계의 움직임은 부산하지만 짧은 시간에
해결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장기적 안목에서 외국업체와의 경쟁에 대비해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기
보다는 단기간의 외형에 집착해온 탓이다.

시장상황의 변화에 따라 화장품업체도 이제는 연구개발과 국제화의 필요성
을 절감하고 신규인력채용이나 사원재교육등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추세
이다.

연구직및 디자인 종사자의 해외연수, 전직원 대상의 사내외국어교육등이
확산돼 가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화장품업체들은 제품의 특성상 타업종보다는 비교적 여성인력을 많이
필요로 한다.

따라서 승진과 처우면에서 상대적으로 남녀차별이 적은 업종으로 꼽힌다.

남녀별 채용비율은 대략 70대30정도가 된다.

또 영업상황의 변화에 따라 경력사원 신규사원을 수시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기 공채인원이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닌 점도 화장품업계 인력
채용의 특징으로 꼽을수 있다.

모집부문은 크게 관리 영업 연구 기술직으로 나뉘는데 관리나 영업직등은
전학과를 대상으로 하는데가 많고 기술직의 경우에는 기계 전기공학
전공자, 연구직은 공업화학 화공등 화학계열과 미생물학 전공자가 채용대상
이 된다.

근래에는 용기나 포장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산업디자인 응용미술 전공자
를 대상으로한 디자인 인력채용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미용연구나 상품개발등 직종은 업무특성상 여성의 섬세한 감각이 요구되기
때문에 고급여성인력이 전문성을 인정받을수 있는 분야이다.

미용연구직은 선진외국의 미용자료조사 미용법개발 색상연구, 상품개발직은
외국동향분석 신제품개발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되는데 어학실력이 가장 큰
밑천이 되는 곳이다.

최근 국제화 추세를 반영, 직종을 불문하고 어학실력의 비중을 높이 평가
하는 회사가 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필기시험은 영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면접도 중요시돼 태평양 쥬리아
등에서는 실무부서장급의 1차면접과 이사급의 2차 면접을 치를 계획이다.

올상반기에 47명, 하반기에 1백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예정인 태평양은
전문직 분야에 인턴사원제를 도입, 지난 7월에 시행한바 있으며 이들 인턴
사원 이수자에 대해선 하반기공개채용때 입사우선권을 부여한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다.

급여는 대졸남자의 초임이 63만~73만원선, 여자의 경우 군경력미산정으로
이보다 1만~7만원정도 낮다.

상여금은 기본급의 6백~7백%가 일반적인 선.

복리후생은 비교적 잘 돼있는 편이다.

대학까지 전자녀에 대한 학자금지급 주택자금지원등이 일반화돼 있고
대리급 또는 과장급부터 차량유지비가 나온다.

사원재교육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다.

종업원에 대한 대학원학비 무상지원과 연구, 디자인인력중심의 해외연수
등을 실시하는데가 늘고 있고 국제화를 위한 지역전문가제도와 신규
프로젝트때 사내공모제를 도입한 회사도 있다.

또 전문직 인력을 영업 마케팅등 부서에 일정기간 보내 현장을 경험토록
하는 이른바 사내유학제를 실시하는등(태평양) 인사관리의 효율성 제고에도
힘을 쏟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태평양의 백연부인사팀과장은 "장업계역시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어학실력과
행동지향적인 사고방식 창의성등이 사람선택의 잣대가 될것"이라고 밝혔다.

< 강창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