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하는 사람은 외롭다.

챙겨야할 일이 많고 책임져야할 부분이 쉼없이 나온다.

보람을 느낄때도 있으나 그몫은 항상 종업원에 돌리고 잘못된 것은
영락없이 사장이 떠맡아야 한다.

가을의 낙엽을 느끼며 세월의 덧없음이 남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텅빈
마음을 누구에게 터놓을수 없는 이유에서인지도 모른다.

가족이나 종업원과 나눌수 없는 나만의 고민이라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

정우회는 형제지간의 정에 모자라지 않는 모임이다.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다 독립하여 사업을 하고있는 사람들의 모임인만큼
느껴지는 무게가 예사롭지 않다.

우리는 중소공작기계업체인 진영정기에 함께 근무를 했다.

60년대말에 근무하던 이도 있고 70년대에 근무하던 사람도 있다.

근무하던 부서는 다르고 근무연수는 차이가 나도 항상 국내 산업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일했던 사람들이다.

시험기계 설비 기술등 모든면에서 부족했던 시절이었지만 갑절의 노력을
기울여 선진기술을 따라잡겠다고 밤을 꼬박 새기 일쑤였다.

10년가깝게 계속되는 우리모임의 멤버는 모두 15명.

정우회의 현 회장은 맏형격인 이용익 광덕열처리사장이 맡고 있다.

이밖의 회원들도 모두 중소기업사장들이다.

금형업체도 있고 열처리업체도 있다.

우리 모임은 매달 두번째주 월요일 저녁시간에 이뤄진다.

영등포유통상가인근의 식당에서 모임을 갖을때가 많다.

가끔 부부동반으로 산행을 즐기기도 하고 회원의 대소사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만남이 이어진다.

모두 중소업체를 경영하고있어 정보를 교환하고 기술적인 도움을 받기도
하는 잇점도 있다.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서로에게 더큰 도움을 주지 못함을 아쉬워할때도
많다.

회원을 소개하면 김진학 진성정공사사장, 김용성 신방전사장, 김광수
정광기계사장, 조영호 한주정밀사장, 정병규 국제방전사장, 한용석
한창공업사장등으로 관련업계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경제발전의
초석들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