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명의 가입자를 헤아리는 세계적인 컴퓨터통신망 인터네트를 악용
하는 사례가 늘고있다.

인터네트가 소프트웨어(SW)해적판의 불법 유통통로로 악용되고 있는 것.

인터네트에 가입된 SW회사의 시스템에 침입,SW를 복사한 뒤 인터네트를
통해 해적판을 유통시키는 신종 컴퓨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플로리다주립대학에서 시판에 앞서 제작된 시험용 SW를 포함,
10여개 이상의 프로그램이 대학의 컴퓨터 시스템안에 불법복사된 사건이
발생했다.

컴퓨터 해커들은 특히 이대학 국립고자기연구소 컴퓨터 시스템안에
비밀디렉토리를 만들어 아직 시판에 들어가지도 않은 IBM사의 OS/2
해적판을 숨겨놓는 고도의 수법을 구사,관계자들을 아연케 했다.

이들은 인터네트의 체트(컴퓨터대화방)에 접속한 상태에서 이
비밀디렉토리안으로 찾아들어가는 방법을 다른접속자들 앞에서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내년 중반에야 출시될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스95",최신판 컴퓨터게임
SW"둠"등도 웬만한 인터네트 가입자들은 모두 갖고 있을 정도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SW업체마다 보상금을 거는등 본격적인 범인체포에
나섰다.

디스크라이브사는 자사의 최신판 워드프로세싱 프로그램의 해적판이
인터네트에 나돌자 범인에게 2만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도 해커를 잡는 사람에게 1달러의 보상금을 제의했다.
IBM사는 현상금을 걸지는 않았지만 철저한 자체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많은 SW업체들은 인터네트를 SW 최신판을 소개하고 고객들의 SW를
보강해 주는 판촉수단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제 이같은 인터네트의 장점을 악용해적판이 범람하고 있는
것이다.

<노혜령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