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상외교는 서방국가와는 다른 점이 많다.

우선 서방 국가 정상이 현안이 있을때 마다 수시로 정상외교에 나서는데
비해 중국의 국가정상은 해외에 나가는 경우가 드물다.

전국가주석이었던 모택동은 집권초기 원조물자 요청을 위해 소련을
한두차례 다녀왔을뿐 그 외에는 물을 건너지 않았다.

중국은 또한 정상간 상호방문에도 매우 인색하다.

일본은 일황이 1회, 총리가 10회를 방문했으나 중국은 총리가 3회 방일
하는데 그쳤다.

미.중수교 당시 닉슨 미대통령의 방문에 대해 당시 총리였던 등소평이
답방했을 뿐이다.

이번 이붕총리의 방한 역시 중화사상으로 무장된 중국 정상외교 행태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상식대로라면 노태우전대통령에 이은 지난3월 김영삼대통령의
방중에 대한 답방으로 이총리가 아닌 강주석이 왔어야 옳다.

외무부는 이와관련, 김영삼대통령 방중시 강택민주석과 이총리의 방한을
초청했으나 강주석의 연내 방한이 어려워 이총리의 방문이 먼저 성사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총리의 방한은 중국 행정부 수반자격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김대통령
방중에 대한 답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전기침외교부장, 주요 경제계인사들이 이례적으로 이총리를 수행한다
는 점에서 이번 방문의 "특별성"을 찾을수 있다.

< 한우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