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이어 인도가 세계자동차열강들의 새로운 각축장이 돼가고 있다.

한발이라도 앞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각국 메이커들마다
합작파트너 물색에 혈안이 돼있고 이미 기반을 굳힌 기업들은 수성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재 인도에 베이스캠프를 구축한 기업들은 미국의 GM과 포드, 독일의
폴크스바겐과 다임러벤츠, 일본의 스즈키 자동차, 한국의 대우등 5개사.

지난주에는 프랑스 푸조사가 인도의 프리미어사와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함
으로써 인도공략을 선언했다.

63억루피(2억2백40만달러)규모의 이번 프로젝트는 95년부터 연간 1만5천대
의 푸조309 세단을 생산한뒤 2000년까지 2만대선까지 끌어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독일의 BMW도 인도시장 선점을 서두르고 있고 미3대 자동차
메이커가운데 하나인 크라이슬러 역시 파트너 찾기에 여념이 없다.

세계자동차메이커들이 인도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세가지 이유
에서다.

첫째는 인도정부의 자동차시장 규제완화고 둘째는 인도경제의 호전,
세째는 자동차 인구 증가다.

인도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올해 26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오는 2천년에는 현재의 두배수준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장 규모로 볼때는 아직미미한 수준이지만 서구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점을 감안하면 놓칠수 없는 돈방석인 셈이다.

런던 소재 DRI 맥그로힐사의 자동차 컨설턴트인 존 로슨은 "인도에 진출한
모든 기업들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앞으로의 성장성을 감안할때 자동차 메이커들마다 성찬에 앞서
미리 앉을 자리를 확보해 두려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한다.

대부분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인도 시장이 그냥 지나쳐 버리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기회로 여기고 있다.

봄베이 소재 마힌드라사와의 합작 검토 사실을 발표했던 미포드 자동차는
현재 8억7천만명에 달하고 있는 인도 인구가 오는 2025년에는 중국의
12억인구와 맞먹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 역시 안정세를 보여 2003년까지 연평균 5.7-6%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모 저모로 따져볼때 충분히 승부수를 던져볼만한 시장이라는 얘기다.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이 그러하듯 인도 정부 역시 자동차 산업이 미치게
될 경제적 파급효과를 감안해 합작공장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업체 1인의 일자리 확보는 부품및 기타 관련 업계 5-10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를 겨냥, 인도정부는 지난해 3월 자동차산업 규제완화조치 발표등을
통해 각국 자동차메이커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세금인하와 자동차 구입자금 지원등은 자동차 판매대수를 대폭 끌어올렸고
외국인 투자승인확대, 관세인하등은 외국산제품의 인도진출을 가속화시켰다.

이를 두고 포드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인도시장의 악몽이 달콤한 허니문의
꿈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인도인들은 정부의 외국인 소유기업에 대한
규제조치 탓으로 자동차라고는 국내에서 만든 단 2종의 승용차 밖에 구경할
수 없었다.

하나는 캘커타 소재 힌두스탄 모터스가 제작한 모리스옥스포드 였고
다른 하나는 봄베이 소재 프리미어 오토모빌스사가 제작한 피아트밀리첸토
였다.

30년전만해도 자동차 생산대수는 아주 미미해 가령 1961년의 경우 전체
자동차 생산대수는 고작 2만6천6백대에 불과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인도 국영 마루티 우됴그사와 일본 스즈키 자동차사가
합작으로 마루티 라는 소형 스용차를 생산하면서 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인도정부의 자동차 시장 규제완화 조치가 맞물리면서 외국 자동차기업들의
진출이 봇물을 이루기 시작했고 인도가 중국에 이어 제2의 황금시장으로
부상하기에 이른 것이다.

스즈키와 마루티우됴그는 현재 연산 20만대의 소형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고 미국의 GM은 힌두스탄 모터스와의 합작을 통해 95년부터 연간 2만대의
오펠 아스트라 를 생산할 방침이다.

독일의 다임러벤츠도 연산 2만대 규모의 스용차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중에
있고 한국의 대우는 95년부터 10만대의 승용차를 생산할 계획으로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