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사고가 난 성수대교는 지난79년 완공된이후 지금까지 정밀
안전진단을한차례도 받지않은 것으로 드러나 이번사고는 안전점검
부실로 인한 예고된 사고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성수대교를 포함해 건설된지
20년미만의 한강교량 15개에 대해 구조안전진단을 실시했으나 육안
으로만 이상여부를 관찰할뿐 교량의 하중상태 구조적 균열등 정밀진
단은 하지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서울시가 지난92년 12월부터 올해7월까지 대한토목학회에 의뢰해
서울시내 도로시설물 1백개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했는데도 양화대교
한남대교마포대교등 9개소만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한것으로 조사됐을뿐
사고가 난 성수대교는 안전한것으로 판정돼 전문가들의 안전진단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해 성수대교에 대한 안전진단 결과 4번째 교각의
이음새 부분에서 이상이 발견됐는데도 이를 숨겨온것으로 드러나 한강교
량의 안전관리를 그동안 소홀히 해온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서울시는 성수대교에 대한 구조안전진단은 실시하지 않은채
지난90년부터 5차례에 걸쳐 성수대교 상판의 이음새 부분에 대한
보수공사만 실시하는등 땜질식 처방만 해온것으로 드러났다.

성수대교는 시공업체인 동아건설측이 지난77년 교량건설당시 최대
통과하중을 18t으로 설계했으나 현재는 18t이상 차량들을 통제하지않아
교량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하중과부하가 사고의 원인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성수대교를 통과하는 차량은 지난상반기 기준으로 하루 10만5천여대로
15개 한강교량가운데 열번째이나 올림픽대로 미사리방향 차량을 곧바로
강북으로 연결해주는 대교는 성수대교뿐이어서 그동안 대형트럭등의
이용이 빈번한 편이었다.

< 이성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