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단기 급상승에 따른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9일 18.53포인트나 급락한데 이어 20일에도
5.99포인트가 떨어졌다.

지난 9월16일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한 뒤 지난 18일까지
1백13포인트가 오른뒤 처음으로 조정다운 조정이 시작된 셈이다.

그동안 기술적 지표들은 간혹 과열신호를 내곤 했지만 소폭의 지수조정
이나 장중 자율등락을 통해 큰 조정없이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19일 종합주가지수가 급락했을 때 증시참여자들의 반응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였다. 대부분의 증시참여자들이 조정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는 더 큰 상승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필요한 조정이 없다고 불평
하는 경우마저 있었다.

그렇다면 이번 조정은 어느수준까지 진행될까.

조정을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그 폭과 기간에 대해 기술적 분석전문가들
의 의견은 크게 두가지로 나눠지고 있다.

장세를 낙관적으로 보는 기술적 분석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은 25일
이동평균선 수준인 1,060선대에서 멈추리란 입장을 취한다.

이들 분석가들은 현재 기술적 지표들에서 별다른 과열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장기적인 추세를 가늠할 수 있는 장단기주가지수 이동평균선들의 배열
상태는 여전히 정배열을 유지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웬만큼 떨어지더라고 6일선에서 1백50일선까지 모두 강한
상승추세이기 때문에 배열상태가 흐트러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들어 과열신호가 나오곤 했던 종합주가지수와 25일이동선사이의
이격도는 종합주가지수의 급락으로 안정권에 들어섰다.

다만 종합주가지수와 75일선의 이격도는 여전히 과열권인 1백10%대이다.

장세를 낙관하는 분석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조금만 더 조정을 받으면
75일선 이격도의 과열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낙관적인 기술분석가들은 거래량 지표에서도 뚜렷한 과열신호를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장세가 완전히 조정국면으로 진입하려면 거래량이 종전보다 급격히
늘어나는 거래량돌출현상이 나타나면서 시장의 힘이 바닥나야 하는데
그런 현상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또 투자심리선이 **%로 과열대를 벗어났다는 점과 역시계곡선상
매수신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조정이 단기에 소폭으로 그치리란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조정이 일시적일 것으로 보는 기술적 분석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25일이동평균선인 1,060포인트수준까지 떨어지면 다시 상승세로 반전할
것으로 본다.

이같은 전망대로라면 조정기간도 다음주를 넘기지 않게 된다.

그러나 종합주가지수가 930-960포인트사이의 장기적인 조정뒤 1,100
포인트대까지 단숨에 올라온 점을 들어 다소 길고 큰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는 기술적 분석전문가들도 있다.

이들은 큰조정의 근거로 지난 19일 종합주가지수가 19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면서 삼선전환도상에 긴 음선이 출현한 점을 든다.

한번 긴 음선이 나타나면 좀체 양선으로 바뀌기 힘든 것이 삼선전환도의
특징이다.

또 최근 계속 연중최고치를 경신하던 ADR(등락비율)의 상승세가 꺽인
점도 장세의 약세전환을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상승종목수를 하락종목수로 나누어서 구하는 ADR은 지난 18일의 1백43%를
정점으로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ADR이 지난 9월중순이후 꾸준히 상승한 것은 여러 종목들이 골고루
오르는 개별종목장세가 연출되면서 올들어 극심했던 주가양극화가
많이 해소됐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ADR지표의 상승세가 주춤거리는 것은 1개월남짓 진행된 개별종목
장세가 상승종목 압축장세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종합주가지수의 하락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투자심리선의 안정세와는 달리 시장참가자들이 모두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는 점도 장세를 위축시킬 것으로 본다.

이처럼 조정폭이 클 것으로 보는 분석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심리적인
주요지지선이라 할 수 있는 1,000포인트나 지수75일 이동평균선인
99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또 조정기간도 10월하순에 이어 11월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술적 분석전문가들은 20일 종합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25일선에 다가서고 있기 때문에 21일이나 22일쯤엔 지수25일 평균선이
지지선이 될지 아니면 75일선을 지지선으로 잡아야 할지 곧바로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따라서 이번주말의 장세를 지켜보면서 조정의 폭과 기간을
가늠해 그에따른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진욱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