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 식량위기와 농업개혁 전망 ]]]

김원근 < 농촌경제연구원 북방농업소장 >

미농무부가 추정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92년의 쌀수확량은 같은기간 남한의
71%, 93년은 67%수준에 머물렀다.

또 옥수수재배면적은 90년이후 68만 수준을 유지했으며 정보당 수량은
93년의 경우 3.24t이었다.

옥수수의 수입규모는 식량사정이 극도로 악화된 86년부터 매년 35만~38만t
이 수입돼 식량난의 어려움이 입증되고 있다.

작년의 농업생산도 냉해와 병충해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벼물바구미의 피해로 벼생산이 25~30%의 감소율을 보였으며 냉해피해에
따른 감수율도 22~27%나 되어 전농산물이 피해를 본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곡물수급은 총소요량이 6백6만5천t, 생산량이 2백79만6천~2백92만3천t
으로 부족분이 3백14만2천~3백26만9천t에 달해 심각한 불균형 구조를
보였다.

올해 쌀생산량은 벼물바구미피해로 인한 감수율 30%를 감안할 경우 3백76만
8천t으로 잠정 추산된다.

반면 곡물소요량은 6백15만6천t으로 부족량이 2백38만8천t을 넘어설 전망
이다.

이같은 식량난은 지역간에 심한 격차를 보여 서쪽은 대체로 부족현상이
심각하지 않으나 함경도 양강도등 북쪽은 그 정도가 극심해 소위
"서풍북빈"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처럼 식량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남한에 비해 자연조건이
불리하고 사회주의 집단농장체제가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즉 집단농장을 대규모 기계화가 아닌 소농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협동
농장의 작업반우대제 도입에 따른 유인책 실패 <>비료 농약등 농업생산요소
의 절대적 부족 <>농기계의 노후화와 농업기술의 빈약 <>한정된 자원을
군산복합체 중공업부문에 집중 투입한 결과 농자재공급이 미흡한데 원인이
있다.

이밖에 가공 저장및 수송시설의 낙후에 따른 유통과정상의 문제, 그리고
주체농법인 밀식재배와 다락밭건설등에 따른 저생산성을 꼽을수 있다.

김정일체제는 취약한 지지기반으로 인해 체제유지를 위해서는 기존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장차 북한이 지향할 방향은 체제고수는 불가피하지만 점진적인
내부개혁과 대외개방을 통해 내실을 다질 것이다.

특히 개혁의 1차목표는 농업문제의 해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농업문제해결을 위해 우선 토지는 국유화상태로 두되 경영권만 개인농에
이양하는 중국식 책임생산제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방식은 당장 전지역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주민통제가 용이한
지역을 선정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짙다.

그간 중국식 농업개혁은 양강도 함경도등 산간오지를 대상으로 실험과정을
거친바 있다.

두번째로는 김일성의 주체농업 타파를 들수 있다.

지난 70년대초부터 강력히 추진된 구시대적인 농업인 밀식재배나 다락밭
건설등 주체농업을 수정내지 타파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민심수습차원에서 중국에 식량지원을 요청할 것이며 중국은 북한정권
와해에 따른 난민유입과 남한의 흡수통일을 막기위해 경제지원에 나설
공산이 크다.

북한은 농산물에서는 반입할 품목이 거의 없기때문에 단순한 교역차원이
아닌 생산분야의 협력을 통한 "계약방식"의 교역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남북간 계약생산은 지역적 근접성으로 수송비및 부대비용을 절감할수 있고
국민기호에 맞는 농산물을 공급할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교역이 활발해질 경우 대량생산과 출하로 생산단지나 저장시설 건설등
합작사업도 가능해질 것이다.

더 나아가 남북한간 우량종자 교환내지는 기술자파견및 훈련등 농업부문의
기술.인적교류가 활성화될수도 있다.

이러한 내부개혁과 대외개방만이 북한의 농업문제를 치유할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될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