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가 줄었다고?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다. 불황의 광풍으로 문 닫는 자영업자가 늘면서 증가 일변도이던 생활 쓰레기 양마저 줄었단다. 보고서 속 숫자로 새겨진 자영업자의 암담한 현실을 확인하니 마음이 스산해졌다.7년 전 나도 저 현장에 있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나는 동생이 운영하던 양식 카페의 아르바이트생을 자처했다. 남는 시간을 이용해 소일거리라도 해보자는 심산이었다. 이 얼마나 안일한 생각이었는지 깨닫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현장에 투입된 나는 ‘회사 밖은 지옥’이란 말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됐다. 자영업의 세상은 매일이 치열한 생존게임이었다. 일이 많아 몸이 힘든 건 차라리 나았다. 장사하는 사람에겐 하루가 지루해지는 순간이 진짜 큰일이었다. 때마다 날아오는 임차료, 인건비, 세금, 공공요금 청구서가 얼마나 큰 공포인지. 상인들 사정은 아랑곳없이 무작정 던진 정책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상인이 있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물론 1년여의 경험으로 자영업에 대해 모두 깨우친 듯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그 1년의 경험을 하고 다시 서울시의회에 입성한 나는 이전의 나와 분명히 달라져 있었다. 더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소상공인 관련 의안을 살피고, 현장에 미칠 구체적 파장을 먼저 생각했다.소환될 때마다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의제에 우리 의회가 과감히 뛰어든 것도 그런 이유였다. 우리는 외국계 플랫폼 기업이 국내 유통시장을 잠식하는 가운데 기존 조례에 발 묶여 있는 수많은 이들을 떠올렸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대형마트 영업규제로 주변 상권은 오히려 손
정부는 지난해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놨다. 일본 아베 신조 내각과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밸류업 지수까지 만들어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을 요구했지만, 다 알다시피 체감할 정도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일본을 벤치마킹했다고는 하나, 놓친 것이 있다. ‘주식 보상’ 확대다. 일본 정부는 기업의 성장은 임원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2015년 ‘일본재흥전략’을 채택하고, 기업 임원에게 “공격적인 경영(攻めの経営)”을 주문했다.주문한다고 다 되겠나, 당근이 있어야지. 일본 정부는 먼저 회사법과 세법을 개정해 주식 보상을 촉진하기 위한 환경을 정비했다. 2019년 회사법 개정에서는 이사와 집행임원의 보수로 부여할 주식을 발행할 때 신주 발행 및 자기주식 처분에 관한 회사법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 세법에서도 기존 금전형 고정보수만 손금산입하던 것을 성과연동 주식보수도 손금산입하도록 했다. 이렇게 되니 양도제한부주식(RSU·restricted stock unit) 보급이 급속히 확산했다. 소니, 올림푸스, 라쿠텐 등 주요 기업이 RSU를 도입했다. 소니는 사외이사에게까지 RSU를 부여한다. RSU는 특정 조건 충족이나 일정 기간 만료 때까지 주식 소유(양도)권이 제한되는 단위(유닛)를 임직원에게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보수의 일부는 현금으로, 나머지는 RSU로 지급하며 그 비율은 기업 사정에 따라 적절히 정할 수 있다.RSU의 원조는 미국이다. 미국 기업들이 주식 보상을 본격적으로 시행한 시기는 대략 2001년께다. 미국 빅테크인 구글, 애플, 아마존 등은 매년 경영진뿐 아니라 직
고대 중국의 군대는 중앙, 좌익, 우익의 삼군(三軍)으로 구성됐다. 통상 우익에 주력부대를 배치하고 좌익에 약한 동맹국의 원군을 둬, 어느 쪽이 상대방의 좌익을 먼저 깨느냐에 전투의 승패가 갈리곤 했다. 강점과 약점을 서로 잘 아는 군대끼리의 충돌에선 ‘전열’을 얼마나 잘 유지하는지가 중요했다. ‘열심히 싸우자’는 개인적 각오가 아니라 조직적인 전열 정비가 강조됐다. 춘추전국시대 <오자병법>도 ‘죽기를 무릅쓰면 산다(必死則生)’는 비장한 지침으로 장병들에게 끝까지 전열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모든 분야에서 (삼성의) 기술 경쟁력이 훼손됐다”며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현재 삼성의 처지를 두고는 “죽느냐, 사느냐는 생존 문제에 직면했다”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썼다. 이 회장이 ‘위기’를 직접 거론하며 대대적인 쇄신 의지를 밝히자 ‘제2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란 반응까지 나온다.과거 삼성전자는 반도체, 휴대폰, 가전이 ‘삼군’을 이뤄 서로 돕는 이상적인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을 들었다. 지금은 전 사업군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늘 선두에 섰던 ‘주력’ 반도체 사업은 예봉이 꺾였다.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선 ‘복병’ SK하이닉스의 기습에 휘청이고 있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선 대만 TSMC의 ‘아성’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범용 D램에서는 YMTC 등 중국 업체의 추격이 거세다.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온 휴대폰 사업도 애플과 샤오미, 오포 등의 협공에 시달리고 있다. 가전은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