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유엔의 평화유지활동의 경우 미국이 앞장서 나설때는 이 활동이
매우 활발해지지만 미국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때는 활동이 지지부진해
진다.

무엇보다 지금 세계에는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미국의 힘과 이 힘을
사용하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지역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미국의 힘 그자체와 힘을 사용하겠다는
의지가 가장 필요한 곳이 한반도이다.

미국은 앞으로 더욱더 번성하고, 더 관대한 마음을 가지고, 더 강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단순히 미국민들만의 이익을 넘어 전세계의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줄수 있다.

미국으로 하여금 우리 지구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깨닫도록 해주고 동시에
우리 앞날에 비관적인 전망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들이
"종합적인" 대비책에 포함돼야 하는가.

중요성의 정도가 각각 매우 다른 길고도 장황한 제안들을 제시한다든가,
너무 세세하고 편협된 제안들을 내놓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 될것이다.

몇가지 단순 명확하면서도 과감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를 추진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이 단순 과감한 제안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우선 유엔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유엔은 세계의 주권국가들이 만든 가장 특이한 창조물(바로 이때문에 가끔
사람들을 분노케는 하지만)이다.

이것은 미국정치인들의 작품이기도 하다.

더 나은 세계평화유지방법으로부터 유엔재정상태를 강화시키고 무역과
경제발전 환경등의 제반 문제에서 남북간의 협력을 돈독히 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유엔기능을 향상시키려면 회원국들의 협상과 합의가 필요하다.

또 이를 위해서는 주권문제와 관련해 서로 대립하고 있는 국가들의 주장과
견해가 조정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미국의 태도이다.

미국은 행정부와 의회모두가 세계의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유엔체제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전세계에 분명하게 알려주어야
할 것이다.

두번째의 단순 과감한 제안은 경제협력의 달성이다.

세계에는 이미 경제협력달성을 위한 여러개의 기구들과 회의가 있다.

선진7개국(G7)모임이라든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관세무역일반협정
(GATT)등이 그동안 가치있는 일들을 많이 해왔다.

하지만 세계에는 아직 각국이 다른 나라의 이익이나 국제경제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채 자국경제의 이익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서 다시 미국과 상대국들의 과감하고 지속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

금리와 재정균형 무역관행등에서 더 많은 협력과 조정을 이루려면 이들
국가의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경제학자나 업계전문가들을 제외한 정치지도자들만이 우리 앞에 놓여있는
빈부사회간의 격차, 세계의 구조적인 실업(특히 젊은층의 실업), 인구이동,
환경오염과 같은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들중 일부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낼수 있다.

세계적인 윤리와 도덕의 확립도 단순 과감한 제안중 하나이다.

지금 세계에는 교육과 여성의 지위문제 처럼 철저한 개혁이 필요한 정책
분야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 일본 한국 등 어디에서든지 개혁이 왜 물질적으로나
실질적으로 모두에게 혜택을 줄수 있는가와 무엇때문에 개혁이 필요한지를
윤리.도덕적인 측면에서 국민에게 설명할수 있는 지도자가 없다면 어떤
분야에서도 개혁은 성공할수 없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가 어떠할지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과거 10년동안 발생한 갖가지 일들은 국제정치라는게 얼마나 놀랍고 예측
불가능한지를 가르쳐 주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것과 비슷한 정책을 갖고 있거나 변화를 추구하겠다
고 약속하는 미국지도자들이 우리앞에 나타난다면 지구는 지금까지보다
21세기에는 모든 문제를 훨씬 더 잘 대처할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