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기업인들은 대개 코흘리개시절에 부모손을 잡고 고향을 떠났다.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재벌기업을 쌓아올렸기 때문에 이들은 현지인
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착지에서 성공한 이들은 합작사업을 펼치며 화교경제권을 형성해
가고 있다. 주요기업인들을 소개한다.

<> 림시우리옹 =올해 78세의 림은 중국복건성출신으로 인도네시아 최대
재벌인 사림그룹을 이끌고 있다.

지난30년대후반 중부자바에 정착한 그는 이것저것 장사에 손대며 힘든
시절을 보냈다.

림의 성공은 야심많은 청년장교 수하르토와의 만남으로 가능해진다.

수하르토가 좌익의 수카르노정권을 밀어낸후 림의 앞길은 탄탄대로였다.
갖가지 독점사업권을 획득한 것이다.

사림그룹은 현재 연간매출액 90억달러,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의
약5%를 생산한다.

그룹의 인도시멘트는 자카르타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최대회사이며
인도푸드는 세계최대 인스턴트우동업체다.

<> 로버트 퀵 = 은 말레이시아화교이민2세다. 부친은 잡화상을 하면서
돈을 모은 알부자였다.

퀵의 집안은 52년 말레이시아정부공안군의 박해를 받고 런던으로 도망
치기도 한다.

퀵의 본격적인 사업은 50년대말 말레이시아와 태국등에서 사탕수수재배
농장을 하면서 벌인 설탕제조업이었다. 은 70년대까지 세계설탕거래의
10%정도를 좌지우지했다.

그래서 "설탕왕"이라 불리기도 했다.

현재는 해운 보험 광업 은행 부동산 호텔등에도 손대고 있다. 84년에는
북경에 있는 월드트레이드센터를 세우기도 했다.

<> 리카싱 ="등소평을 만나고 싶으면 리를 통하라"란 얘기가 있을
정도로 중국고위층과 친밀한 리는 지난40년 홍콩으로 이주했다.

13세에 부친을 여의고 플라스틱장난감,시계줄공장등을 전전했다. 리는
이때 힌트를 얻어 51년 조화(플라스틱꽃)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주변의 땅을 사들였다. 이후 리는 놀라운 속도로 성장, 부동산
재벌이 된다. 현재는 홍콩주식시장의 약10%(3천억달러)가 그의 손에서
거래된다.

유전개발 통신 언론 발전소 호텔 슈퍼마켓사업등을 벌이고 있다.

<> 다닌 샤라바논 =다닌은 태국 재벌기업인 CP그룹의 총수다. 부친은
광동성농부출신으로 방콕에 정착해 씨앗수입장사를 벌였다.

다닌은 부친의 사업을 터전으로 50년대 병아리사료사업에 뛰어들었다.

농부들에게 사료를 팔고 이들로부터 계란과 닭을 다시 사들였다. 그는
회사를 동남아의 "닭공장"으로 키웠다.

81년 중국에서 사료와 양계사업을 벌인 최초의 외국기업도 CP와 그
합작사인 미국의 컨티넌탈그레인사였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