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창간30돌] 한반도정세와 4강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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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기전에도 그랬지만 여전히 한반도를 중심한 동북아질서는 복잡하다.
이념과 체제를 달리한 남북한은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한치도
양보없는 대립을 계속하고 있고 한반도를 둘러싸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는 대치와 화해를 교차하면서 자국의 이익확보에 나서고 있다.
94년10월의 한반도정세와 4강의 입장을 정리한다.
< 편 집 자 >
********************************************************************
소련의 몰락에 이은 냉전체제의 종식과 김일성의 사망이라는 역사적
변혁을 겪으면서도 한반도를 중심한 동북아질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북한이 과거 동독의 경우처럼 내부로부터의 붕괴과정을 겪지않는 한
현재와 같은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데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한다.
그같은 분석의 기초는 이 지역에서의 "힘의 균형"상태를 4강이 사실상
원하고 있고 이같은 그들의 한반도정책이 크게 변화될 것 같지 않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물론 남북한당국간의 역사적이고도 극적인 해빙의 경우를 상정할 수는
있겠지만 현실적인 가능성을 따질 때에 회의적 측면이 아직도 크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미.일 해양세력과 중.러 대륙세력간의 한반도
대치상태는 외견상 많은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본질적인 측면
에서의 변화는 없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미국은 클린턴행정부출범이후 한반도정책에 있어 현상유지를 통한
안정이 최우선책이라고 판단했던 과거의 의식구조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소련의 몰락과 내정에도 정신을 차리기 힘든 러시아의 등장은 세계의
유일한 슈퍼 파워로서 미국의 위상을 올려놓았고 이에따라 통일된
한국의 등장도 동북아정책전개에 있어 별다른 장애가 없다는 인식을
갖게된 것이다.
그러나 세계핵의 경찰을 자임하던 미국에 있어 북한이 던진 핵카드는
상당한 상처를 안겼다.
이른바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가며 워싱턴은 문제해결에 나섰지만 중국의
표나지 않은 개입과 러시아의 미온적 태도는 미국을 상당한 딜레머에
빠지게 한 것이 사실이다.
김일성생전 남북관계와 함께 잘 풀리는 듯 했던 북한핵문제는 새로운
권력의 등장후 급선회,미국은 문제해결에 엄청난 시각차를 갖고 있는
서울과 평양을 상대로 동시에 협상을 가져야 하는 입장에 처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한반도정책의 중심은 북한핵문제의 해결에 모아지고 있다.
잘못된 선례를 남길 경우는 북한만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주도하는 핵확산금지조약(NPT)체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여러 나라와
같은 씨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현재 미국의 한반도정책의 중추는 북한핵문제가 어떻게
마무리되느냐 하는 점에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핵문제가 강경국면으로 가느냐,유화국면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한반도에 대한 근본정책의 변화가 불가피한 것이다.
일본의 대외정책은 그동안 미.일관계를 중심으로 결정되어 왔다.
안보적으로는 주일미군과 주한미군을 포함,미군의 존재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요인임을 강조하는 한편 미.일 안보체제의 굳건한 유지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일본은 또한 러시아와 중국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장경제이행작업에
부응하기 위해 북서태평양경제권구상을 추진한다는 청사진도 갖고 있다.
이같은 기본정책에 따라 일본의 한반도정책은 주변 6개국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협의하는 이른바 "2+4"기구 설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기본 구상이다.
그러나 미국과 마찬가지로 북한핵문제는 일본에도 적지않은 부담을
안겨 주고 있다.
북한의 핵무장이 일본열도에 주는 위협,이로인한 한반도의 분쟁은
일본의 안보에 장애가 된다는 인식은 일본의 지배층에 깊이 심어져
있다.
이같은 이유로 일본은 북한핵문제해결에 있어 한.미와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고 대북 경수로지원과 관련한 재정분담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핵문제의 해결후 여러 과정의 변화가 있겠지만 일본이 종국적으로는
남북한과 모두 수교,한반도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한반도정책은
확고하다 할 수 있다.
92년8월의 한.중 수교이후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은 엄청나게
증대됐다.
유일하게 서울과 평양간의 대화와 화해를 중간에서 조정하고 중개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위치에 서게된 것이다.
단적인 예로 한승주외무부장관과 전기침외교부장은 지난해에 모두 9번을
만나 양국외무장관회담을 가졌다.
북한핵이라는 현안이 대두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북경이 갖는 "힘"을
짐작케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은 그러나 우리의 희망과 같이 남북한관계개선에 별다른 가시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중국 역시 무력충돌 가능성이 없는 한반도의 분단상황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국가이익에 부합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강대국들의 이해가 대립할 경우 남북한과 모두
외교관계를 갖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영향력 확대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 대한 전통적인 우호관계지속,남한으로부터의 경제협력이라는
과실은 중국의 정치와 경제에 있어 상호보완적 이득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한반도정책에 있어 가장 확실하고 급격한 변화는 무게중심이
북한에서 남한으로 적지않게 이동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구소련의 패권주의를 벗어 던지고 경제발전에 국가적 목표를 둔 러시아
로서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남북한에 대해 등거리외교를 분명히 표방하고 있다.
"빵"도 중요하지만 안보와 "대국러시아"라는 외교노선도 분명하다고
주장한다.
러시아의 당국자들은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상황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적지않은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재발은 러시아를 비롯 동아시아 전역으로 그 불똥이
튄다고 믿고 있으며 이런 인식아래 북한의 핵개발을 위험한 행위로
해석하고 있다.
< 양승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2일자).
한세기전에도 그랬지만 여전히 한반도를 중심한 동북아질서는 복잡하다.
이념과 체제를 달리한 남북한은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한치도
양보없는 대립을 계속하고 있고 한반도를 둘러싸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는 대치와 화해를 교차하면서 자국의 이익확보에 나서고 있다.
94년10월의 한반도정세와 4강의 입장을 정리한다.
< 편 집 자 >
********************************************************************
소련의 몰락에 이은 냉전체제의 종식과 김일성의 사망이라는 역사적
변혁을 겪으면서도 한반도를 중심한 동북아질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북한이 과거 동독의 경우처럼 내부로부터의 붕괴과정을 겪지않는 한
현재와 같은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데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한다.
그같은 분석의 기초는 이 지역에서의 "힘의 균형"상태를 4강이 사실상
원하고 있고 이같은 그들의 한반도정책이 크게 변화될 것 같지 않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물론 남북한당국간의 역사적이고도 극적인 해빙의 경우를 상정할 수는
있겠지만 현실적인 가능성을 따질 때에 회의적 측면이 아직도 크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미.일 해양세력과 중.러 대륙세력간의 한반도
대치상태는 외견상 많은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본질적인 측면
에서의 변화는 없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미국은 클린턴행정부출범이후 한반도정책에 있어 현상유지를 통한
안정이 최우선책이라고 판단했던 과거의 의식구조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소련의 몰락과 내정에도 정신을 차리기 힘든 러시아의 등장은 세계의
유일한 슈퍼 파워로서 미국의 위상을 올려놓았고 이에따라 통일된
한국의 등장도 동북아정책전개에 있어 별다른 장애가 없다는 인식을
갖게된 것이다.
그러나 세계핵의 경찰을 자임하던 미국에 있어 북한이 던진 핵카드는
상당한 상처를 안겼다.
이른바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가며 워싱턴은 문제해결에 나섰지만 중국의
표나지 않은 개입과 러시아의 미온적 태도는 미국을 상당한 딜레머에
빠지게 한 것이 사실이다.
김일성생전 남북관계와 함께 잘 풀리는 듯 했던 북한핵문제는 새로운
권력의 등장후 급선회,미국은 문제해결에 엄청난 시각차를 갖고 있는
서울과 평양을 상대로 동시에 협상을 가져야 하는 입장에 처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한반도정책의 중심은 북한핵문제의 해결에 모아지고 있다.
잘못된 선례를 남길 경우는 북한만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주도하는 핵확산금지조약(NPT)체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여러 나라와
같은 씨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현재 미국의 한반도정책의 중추는 북한핵문제가 어떻게
마무리되느냐 하는 점에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핵문제가 강경국면으로 가느냐,유화국면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한반도에 대한 근본정책의 변화가 불가피한 것이다.
일본의 대외정책은 그동안 미.일관계를 중심으로 결정되어 왔다.
안보적으로는 주일미군과 주한미군을 포함,미군의 존재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요인임을 강조하는 한편 미.일 안보체제의 굳건한 유지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일본은 또한 러시아와 중국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장경제이행작업에
부응하기 위해 북서태평양경제권구상을 추진한다는 청사진도 갖고 있다.
이같은 기본정책에 따라 일본의 한반도정책은 주변 6개국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협의하는 이른바 "2+4"기구 설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기본 구상이다.
그러나 미국과 마찬가지로 북한핵문제는 일본에도 적지않은 부담을
안겨 주고 있다.
북한의 핵무장이 일본열도에 주는 위협,이로인한 한반도의 분쟁은
일본의 안보에 장애가 된다는 인식은 일본의 지배층에 깊이 심어져
있다.
이같은 이유로 일본은 북한핵문제해결에 있어 한.미와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고 대북 경수로지원과 관련한 재정분담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핵문제의 해결후 여러 과정의 변화가 있겠지만 일본이 종국적으로는
남북한과 모두 수교,한반도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한반도정책은
확고하다 할 수 있다.
92년8월의 한.중 수교이후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은 엄청나게
증대됐다.
유일하게 서울과 평양간의 대화와 화해를 중간에서 조정하고 중개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위치에 서게된 것이다.
단적인 예로 한승주외무부장관과 전기침외교부장은 지난해에 모두 9번을
만나 양국외무장관회담을 가졌다.
북한핵이라는 현안이 대두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북경이 갖는 "힘"을
짐작케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은 그러나 우리의 희망과 같이 남북한관계개선에 별다른 가시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중국 역시 무력충돌 가능성이 없는 한반도의 분단상황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국가이익에 부합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강대국들의 이해가 대립할 경우 남북한과 모두
외교관계를 갖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영향력 확대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 대한 전통적인 우호관계지속,남한으로부터의 경제협력이라는
과실은 중국의 정치와 경제에 있어 상호보완적 이득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한반도정책에 있어 가장 확실하고 급격한 변화는 무게중심이
북한에서 남한으로 적지않게 이동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구소련의 패권주의를 벗어 던지고 경제발전에 국가적 목표를 둔 러시아
로서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남북한에 대해 등거리외교를 분명히 표방하고 있다.
"빵"도 중요하지만 안보와 "대국러시아"라는 외교노선도 분명하다고
주장한다.
러시아의 당국자들은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상황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적지않은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재발은 러시아를 비롯 동아시아 전역으로 그 불똥이
튄다고 믿고 있으며 이런 인식아래 북한의 핵개발을 위험한 행위로
해석하고 있다.
< 양승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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