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시아의 주요 금 소비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적인 금 선호풍습,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증가,무역자유화조치등
금수입 증가요인이 맞물리면서 세계 금시장의 강력한 다크호스로
등장하고 있는 것. 세계금협의회(WGC)의 남아시아지역 총 책임자인
이나가키 키타루씨는 최근 싱가폴에서 열린 "골드아시아 94"에 참석,"한국은
현재 아시아 금소비국 6위의 자리에 머물러 있으나 곧 일본과 대만의
뒤를 이어 3위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WGC가 추산하고 있는 한국의 금소비량은 연간 90t.국내 세공업자들과무역상
들은 이보다 2배이상 많은 1백80-2백t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극심한 차이는 높은 관세를 피하기위해 수입업자들이 대부분
밀수를 통해금을 거래,정확한 물량을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합법적으로 거래되는 금은 연간15-18t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역자유화 추세에 따라 조만간 관세가 철폐,한국의
금수입이 급증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금시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로 백일과 돌잔치때
순금 반지를 선물하는 풍습을 꼽고있다.

연간 40만쌍에 이르는 신혼부부들이 결혼예물로 사들이는 금도 이같은
전망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최근들어 팽창세를 보이고 있는 보석시장도 3조원(37억5천만달러)규모의
시장을 형성하면서 거대한 금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J은행이 현금대신 금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새로운 금융상품
판매를 추진하는등 "골드뱅킹"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새로운 금소비
증가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금수입이 당장에 폭증할 것 같지는 않다.

수입금에 부가가치세를 10%나 붙이는 세계 유일의 무역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한 한국의 금수입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