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핵심 경제각료의 교체이동을 단행한 4일의 부분개각은 건강을 이유로
한 정재석부총리의 퇴임에 따른 부득이한 인사였던 것같다.

재무장관으로서 현경제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깊이관여해온 홍재형씨를
부총리로 발탁, 경제팀을 이끌게 하고 재무부장관과 경제수석도 현경제팀
에서 기용한 조치는 기존의 경제정책에 일관성과 계속성을 보장함으로써
정책의 혼란을 막으려는 배려의 표현이라 볼수있다.

다만 정재석씨의 경우 그의 건강악화는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않았던
일이기에 그것을 이유로 한 퇴임은 아쉽고 유감스럽다고 밖에는 할말이
없다.

어쨌든 이번 개각에대해 그 얼굴이 그 얼굴인 경제팀내 자리바꿈이라
하여 어떤 신선미나 새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지 모른다.

그러나 오랜 YS맨이자 대통령측근으로서 경제정책에 관한 조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한이헌기획원차관이 대통령경제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사실은 경제에 대한 대통령의 친정체제 강화를 의미하는 것으로도 볼수
있다.

우리는 혹시 있을 그러한 친정체제의 강화가 조금이라도 민간경제활동에
대한 정부의 개입강화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문민정부 출범이후 강조해온 것은 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한 경제운용
이었다.

그러나 금융.물가.산업및 기업에 대한 주요정책에 있어서 시장경제원리와
맞지않는 정부개입색을 짙게하여 정부의 진의가 어디에 있는지 정부정책의
방향을 읽기 어렵게 함으로써 기업들의 활동에 혼선과 당혹을 가져왔던
것도 부인할수 없다.

금융의 자율화를 외치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엔 반대하고, 기업이 기름값
을 인하하겠다는데 제동을 걸뿐 아니라 물가억제를 위해 기업에 원가이하
의 가격인하를 강요하고 하면 신산업정책이라는 이름아래 자동차 제철
유화등 기간산업의 신규참입 신규투자에 강한 개입입장을 견지하려하고
있는 것등이 방향잃은 시장 금융 경제정책의 표류로 간주되고 있는
움직임들이다.

특히 누구보다도 평소에 금융 자율화를 강조해온 박재무장관의 취임을
계기로 우리는 국제화와 자유화에 가장 후진적인 행태를 남긴채 있는
금융분야의 획기적인 자율화가 가속화되기를 기대해본다.

새 경제팀은 국내경제뿐 아니라 국제경제가 침체국면을 완전히
벗어나고 새로운 성장국면으로 들어서려는 좋은 시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새 경제팀의 책임은 매우 막중하다.

원고라는 통화환율변동과 중소기업의 운영난,내외물가상승,국제수지의
악화에다 WTO(세계무역기구)체제를 받아들이는 UR비준,그리고 특히 이에
따른 농업의 회생을 포함한 국내산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한 산업구조조정
등을 극복해야할 중요한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새 경제팀의 활동을 기대를 갖고
지켜보겠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