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CB)에 대한 직접투자및 저리국공채에 대한 발행시장에서의
인수허용을 시작으로 97년까지 3차에 걸쳐 추진한다는 개방안을
발표했다.
이에따라 채권시장은 이미 개방의 첫발을 내디뎠다.
우선 지난 7월1일부터 상장중소기업이 발행한 무보증전환사채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투자와 국제금리수준이하의 국공채에 대한 외국인의
발행시장에서의 인수참여가 가능해졌다.
CB를 우선적으로 개방하는 것은 전체 채권시장에서의 비중이 매우
작은데다 일정기간이 경과한후 주식으로 전환될수 있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이미 개방된 주식시장과 연계하여 외국인투자를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리국공채의 인수는 인수가능한 국공채 범위를 국제금리수준이하의
발행금리에 만기가 5년이상인 채권에 한정하고 있다.
공채의 경우 94년9월에 발행될 예정인 컨테이너부두개발채권에 대해
처음으로 외국인 인수참여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시장이 개방되더라도 외국인의 인수참여한도를 매우 낮게 책정
하고 외국인 인수분을 내국인에게만 매각가능토록 하고 있어 개방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95년부터 국제금융기구의 원화채권발행과 외국인전용 채권형펀드의
설정이 허용되고 97년에 중소기업무보증장기채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허용될 예정이다.
제3단계 개방계획은 이처럼 97년까지의 채권시장개방계획만이 명시되어
있다. 이는 97년까지 국내 채권시장개방이 완료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후에도 대기업무보증채 보증회사채 금융채 국공채등으로 개방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본격적인 채권시장 개방은 사실상 98년 이후
에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채권시장에 대한 투자유인이 주식시장보다 크다는 점을 감안할때
채권시장개방에 따른 해외자본유입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산업은행은 채권시장개방에 따른 해외자본유입은 국내경제부문에
여러가지 영향을 미칠수 있지만 실제적인 영향의 정도는 자본유입규모와
국내경제상황, 그리고 정부의 통화정책 환율정책 재정정책등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화부문에서 외국인투자자에 대해 초과이득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에 대규모의 해외자본유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은 국내채권에 대한 수요증대를 통하여 채권
가격을 상승시키고 채권수익률을 하락시킬 것이다.
채권투자자금유입은 국내자금시장의 유동자금을 증대시켜 국내금리의
전반적인 하락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
이는 또 외환시장의 외환공급증대 (원화수요증대)로 나타나 원화환율이
절상압력을 받게된다. 이경우 어느정도의 환율절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국내외 채권수익률차나 환차익을 노린 단기투기성자금(핫머니)의 유출입
이 일어날 경우 외환시장이 교란되어 환율의 변동성이 높아질수도 있다.
채권시장개방으로 무엇보다 우려되는 부작용은 국부의 해외유출가능성
이다.
지금처럼 국내채권의 기대수익률이 높은 상황에서 외국인투자가 허용될
경우 외국인들이 투자원금과 과실을 본국으로 송금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