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장벽을 넘어라"

국내TV업계가 내걸고 있는 캐치프레이즈이다.

90년대 들어서면서 고기능의 첨단제품이 아니면 세계시장에서 설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은 국내업체들은 일본을 타깃으로 삼아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 타깃은 일본제품이다.

올들어서만도 9화면동시시청, 브라운관 평평도 2.5R, 대형 와이드TV등
첨단제품을 각업체들이 잇달아 선보이면서 첨단제품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사실 세계TV시장은 일본업체들이 리드하고 있다.

일본업체들의 연간 컬러TV생산량은 6,700만대로 미국의 4,700만대보다
월등히 많다.

우리나라는 2,400만대로 세계3위권이다.

지역별로는 세계최대 시장인 미국시장은 톰슨 필립스 제니스사등이 시장
점유율 3위까지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시장과 일본시장에서도 국내업체는 3위권내에 들지 못하고 있다.

국내업체의 지난해 컬러TV수출액은 13억8,5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7%가 줄어들었다.

92년에도 전년보다 4.2% 감소한 14억2,300만달러어치를 해외에 팔았다.

우리나라의 핵심 수출지역인 미국시장에서는 93년에 무려 51.9%의 수출
감소를 기록했다.

국내업체의 수출액이 줄어든 것은 국산제품이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90년대들어 미국시장은 대형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일본시장은 와이드
TV등 새로운 형태의 TV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국내업체는 이같은
제품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이같은 환경변화는 국내업체들에 중대한 전환점을 제공했다.

중국및 동남아산 제품의 추격을 따돌리고 일본및 미국산 고가제품의
한국산TV 고사작전에 대응해야 하는 위기감을 심어 주었다.

이에따라 국내업체들은 첨단고기능제품을 통해 세계TV시장과 미래전자시장
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최고의 전자기술을 자랑하는 일본업체들에 대한 한국전자업계의 추격전은
앞으로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