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엔고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일본기업들의 경영합리화노력은 실로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기업들에게도 지금까지 대단히 소홀히 취급돼온 사각지대가
있다.

바로 물류분야다.

물류는 제품생산이 끝난 뒤의 부분이어서 제조 업체들은 유통업체와는
달리 이분야에 상대적으로 눈을 돌리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점에서 도시바사는 대단히 앞서가는 기업이다.

이회사는 이달초 물류체계의 전면적인 개혁에 착수했다.

자회사인 도시바물류와 공동으로 1년뒤인 내년여름까지 회사내 모든부문의
제품이동을 종합관리하는 물류정보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종합전기전자메이커들은 저마다 산하에 물류자회사를 갖고 있지만 본사에서
경영전략의 일환으로까지 취급하면서 이의 효율화에 나서는 것은 도시바가
처음이다.

물류체계의 혁신은 최고사령탑인 사토 후미오사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사토사장은 물류분야에 근무한 경험이 있어 이분야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인물이다.

이번에 마련된 혁신계획에서는 일본전국을 칸토 칸사이등 7개지역으로
분류하고 지역마다 건물면적 1천~1천5백평방m 규모의 거점을 설치토록 돼
있다.

가전제품및 컴퓨터등 자사생산제품을 사업부를 초월해 관리한다.

대형발전기등 공장에서 직접 수요처로 배달되는 상품을 제외하고는 모든
상품을 커버할 예정이며 우선 퍼스컴및가전 모터등의 제품에서 출발, 반도체
브라운관등 부품쪽으로 취급분야를 넓혀갈 계획이다.

이거점에서는 재고를 일체 두지않고 각공장에서 모인 제품을 방향별로
나눠 그날중 목적지로 발송하는 것이 목표다.

각사업부의 물류정보를 생산지별 방향별 시간대별로 정리, 정기적으로
수송토록 함으로써 트럭운용의 효율도 극대화할 계획이다.

도시바의 사업부는 중전 전자부품 정보시스템 가전및퍼스컴등의 4그룹으로
크게 구분되지만 지금까지는 각사업부가 저마다 독자적인 물류체계를 구축
하고 있었다.

회사전체적인 입장에서 보면 상당한 낭비요인이 있어 왔다는 얘기다.

가전등의 제품판매에 소요되는 도시바의 물류비는 연간 약6백억엔에
달한다.

이계획의 실현으로 신체제가 도입되면 물류비는 약15%선인 90억엔정도가
절감될 전망이다.

현재 약60%에 그치고 있는 자회사 도시바물류의 트럭적재효율도 80%이상
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시바는 지금도 관련업계내에서는 가장 앞서는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지난85년부터 이부문의 합리화에 착수, 전국1백77개소에 산재해 있던 가전
부문의 물류센터를 현재 23개소로 집약해 놓고 있다.

또 물류효율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각사업부마다의 관리실태를
A부터 D가지 4단계로 평가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매상이 늘면서 재고가 줄면 A, 매상이 줄면서 재고가 늘면 D로 각각 평가
하고 있다.

신체제는 현재의 관리체계를 더욱 효율화시키는 본격적인 제2단계의 조치
이기 때문에 실현이후엔 물류부분에 관한한 여타업체의 추종을 불허할
전망이다.

사토사장은 "초엔고현상과 함께 각업체들이 기업내부의 효율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나 물류및 유통이란 바깥부문도 눈에 잘 보이진 않지만
대단히 중요하다. 부품은 값이 오르면 해외에서 수입할 수도 있지만 물류
부분은 수입이 불가능할뿐 아니라 항상 엔화로 코스트부담이 이뤄진다"고
강조한다.

제조업이라해도 결국은 제품을 팔지 않으면 안된다.

공장안에서는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열심히 원가를 절감하면서도
부가가치라곤 전혀 없는 부분에서 비용을 낭비해서는 곤란하다.

제조업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은 이제 물류체제가 얼마나 합리화되어
있느냐에 따라 좌우되게 될 것이란게 사토사장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