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뉴욕=외신종합] 미연준리(FRB)는 16일 단기금리인 연반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0.5%포인트씩 올리는 금리인상조치를 단행했다. 연방기금
금리는 연 4. 25%에서 4. 75%로,재할인율은 연 3. 5%에서 4%로 각각 인상
됐다.

이로써 FRB는 인플레억제를 위해 올들어 5번째 금리를 인상했으며
연방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은 지난 91년 11월이래 2년반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FRB의 금리인상이 발표되자 체이스 맨하턴,시티코프 등 주요 상업은행들은
우대대출금리를 연 7.25%에서 7.75%로 즉각 인상,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
갔다.

금리인상조치가 발표된후 미달러화가치는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0.13
엔에서 100.40엔으로, 1.5518마르크에서 1.5585마르크로 각각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증시에서도 주식과 채권시세가 모두 올라 금융시장이 이번 금리인상
조치를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주가는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가 24.28
포인트 올랐으며 30년만기 재무부채권수익률은 연 7.51%에서 7.37%로 떨어
졌다(채권가격상승).

금리가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주식가격이 오름세를 보인 것은 이번 인상
조치로 당분간 추가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 금리인상조치는 그동안 경제전문가들에 의해 충분히 예상돼왔기 때문
에 그다지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금리인상폭이 예상보다는 높은 것
으로 나타났고 재할인율도 함께 인상했다는 점에서 FRB의 인플레억제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읽을수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선
에서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들이 연방기금금리와
재할인률을 모두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으나 소수
의견에 지나지 않았다.

FRB가 과감한 금리인상조치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현재의 미국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리를 큰폭으로 인상하더라도 FRB와 미행정부가 전망하고 있는 올해의
경제성장 목표는 충분히 달성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연초에 FRB와 미행정부
가 전망한 올해의 경제성장률은 연 2. 75-3%수준. 그러나 1.4분기중 3.4%
성장에 이어 2.4분기중 3.7%성장을 기록,상반기중 3.5%성장을 나타냈다.

얼마전 라와르 FRB이사가 하반기중에 성장이 둔화되더라도 올해 성장률이
3.25-3.5%에 달할 것이라고 말한데서 엿볼수 있듯이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
이 과감한 선택을 한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음으로는 역시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현재의 경제성장이 적정수준을 넘어 과열기미를 보이고 있어 소극적인
금리인상조치로는 인플레억제는 커녕 인플레기대심리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같다.

현재 소비자물가상승은 연 2.7%로 비교적 안정된 수준이다. 그러나 상당수
미기업들의 공장가동율이 풀가동상태를 보이고 있고, 실업률도 6%수준으로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를 보이고 있어 인플레없는 성장 을 지속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는 최근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
원자재가격도 한몫을 거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인플레로 크게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국내생산의 보틀네크(장애요인)와 맞물리면 인플레가 상승작용
을 일으킬 것으로 우려한 것이다.

따라서 일부 금융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달아나는 오리에 비유하고 있다.
오리를 사냥할때 오리 자체보다는 오리가 달아나는 속도를 감안, 오리보다
앞을 겨냥하는 것처럼 현재는 인플레가 안정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일어날 인플레를 겨냥했다는 것이다.

대폭인상의 배경에는 또 올들어 이미 4차례나 금리를 인상했는데도 경기가
계속 과열양상을 보이는데 따른 FRB의 통화 신용정책상 신뢰문제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소폭씩 여러차례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FRB의 경기
예측능력과 경기판단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일부에서 제기되었던 것이다.

FRB가 성명에서 "이번 금리인상조치는 인플레없는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마지막 조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통화정책의 신뢰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행정부는 이번조치에 대해 FRB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점잖은 논평을
발표, 별 이의가 없음을 보였다. 96년 대통령 재선을 위해서는 경제성장
속도를 적절히 조정,현재의 호경기국면을 연장하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따라서 현재 1백20km로 달리고 있는 미경제를 80km정도로
속도를 조정, 엔진과열을 막고 오래 달리자는데 주요 목적이 있다고
볼수있다.

(최완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