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젊은 열정과 순수성을 바탕으로 한 학생운동은 필요하다.
그러나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맹종하면서 폭력으로 그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면 이는 단호히 거부되고 차단되어야 마땅한 일이다.

따라서 주사파와 관련해 서강대 박홍총장의 발언과 이에 20개 대학총장들
및 일부교수들이 박총장의 발언을 지지한 것등은 시기적으로 늦은감은
있지만 매우 잘한 일이며 건전한 학생운동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제 총장들의 할일은 자명해진다. 학원이 더이상 주사파의
본거지가 되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것이다.

워낙 뿌리깊게 대학가에 퍼져있는데다 전술 전략도 매우 교묘해 총장만의
의지로는 힘에 부칠 것이며 저항도 만만치 않아 신변의 위험도 감수해야
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제 위험수위가 넘은 주사파학생들의 난동을
더이상 좌시해서는 안될 것이라 생각한다.

주체사상의 허구성은 지난번 공개된 구소련의 외교문서에서도 잘드러난다.
스탈린 모택동과 공모하여 동족상잔의 6.25남침을 강행한 김일성이 외세를
배격하고 주체적으로 모든 일을 수행해 나가자고 한 말이 과연 먹혀
들어갈지 웃음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이런 주체사상을 우리의 대학생들이 신조로 삼고있는 현실이 통탄스러울
뿐이다.

영구집권과 세습을 획책한 정치술수와 인민의 빈곤, 그리고 여행의 자유
마저 제한되는 전제.독재정치에 대해서는 한마디 비판도 없이 우리의
정통성과 정체성만을 부인하는 좌경세력들의 논리에 국민들은 더이상
지켜볼수 만은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제 모든 대학총장과 교수는 물론 대다수 대학생 지식인들조차도 모두가
할말은 해야 할 때이다.

주사파를 순수한 학생운동을 지향하는 학생들과 혼돈한다든지, 급진 혹은
진보세력등 허무맹랑한 개념의 허구에서 깨어날때인 것이다.

조 성 미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한국경제신문 1994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