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 성 호 ##

제조업은 30여년동안 한국경제 고도성장의 견인차였다.

이들 제조업의 발전과정에서 역점이 두어진 전략적 정책과제는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공업단지의 지속적 확장개발이었다.

울산 창원 여천등 국가공업단지,이리 청주 대전등 지방 공업단지, 그리고
전국에 산재한 농공단지가 바로 그것이다.

공업단지 조성의 목적은 <>저렴한 공업용지의 안정적 공급 <>수송.전력.
용수등 기반시설의 제공 <>관련산업의 직접.연관효과 진작을 통한 산업
효율성 제고 <>공업단지 입주기업에 대한 세제.금융지원등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제조업진흥 기반조성에 있었다.

이러한 정책은 공단조성의 지역간 불균형등의 문제를 노정하기도 했지만
투입자원의 한계 및 국토공간의 개발여건을 고려할때 선거점개발 후지역적
확산의 전략구사와 정부의 공단건설에 대한 집중투자에 힘입어 그 목표
구현의 성과가 컸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0년대 초입에 우리경제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수준의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총생산이 연평균 7%정도 증가해야 하며 바람직한
성장 구조면에서 볼때 제조업은 앞으로도 연평균 8~8.5%정도 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기본적인 생산요소라 할수있는 공업용지의 안정적 공급이
필수적 요건이 되며 공업단지의 지속적 확충 또한 앞으로도 중요한 정책
과제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제조업 진흥 그리고 공업단지 확충의 당위성에 비추어
제조업의 발전구조, 입지개선 특성, 입지요인, 지가등 관련여건이 크게
변화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의 고속성장과정에서 전국의 지가가 계속 상승해 왔으며 이로인한
공업용지 가격의 앙등으로 공단가격이 평당 25만~70만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 가격은 웬만한 선진국의 용지가격기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국내
제조업의 원가부담증가에 따른 경쟁력 약화의 출발점이 되고있다.

지금까지 공업단지란 이름 그대로 공장을 모아 놓은 곳의 의미로
통했다.

적정한 입지에 공업단지가 지정되면 주로 공공부문의 사업시행자가 공장
부지 역내도로 공공용지등의 토지이용 구획을 정하고 전기 용수등 기반
시설을 구축하면서 입주업체에 대한 분양을 실시하는 흐름이다.

그러나 오늘의 공단, 그리고 앞으로의 공단이란 단순히 공장과 공공지원
시설만의 집합을 의미하지 않게 되었다.

경제규모의 확대와 국민소득증가에 따라 공업단지는 일하고 돈버는 장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녀교육 의료서비스 레저.문화서비스등을 향유하는
쾌적한 삶의 공간이어야 한다는 인식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앞으로 제조업은 지금까지의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의 흐름에서
기술.지식집약및 복합화,첨단산업화로의 흐름으로 바뀌어갈 것이다.

이러한 제조업의 구조고도화에 따라 기존의 공장입지요인도 크게 변화될
것이다.

<>기술인력의 확보<>정보의 접근성<>주거및 생활복지공간의 활용성<>고속
교통 및 효율적인 물류체계<>쾌적한 자연환경등이 중요한 입지결정요인으로
부각될 것이다.

여기에 세계교역의 자유화,기업활동의 무국경 범세계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이에 부응, 한국 경제의 국제화 개방화가 가속화될 것임에 비추어 국내
기업의 해외입지확대와 함께 선진기술기업의 국내입지를 위한 유치활동이
촉진될 전망이다.

이렇듯 제조업 발전패턴및 입지요인이 크게 변하고 기업입지의 전개
양상도 크게 달라질 것이므로 산업입지전략의 근본적 방향수정과 함께
공업단지의 개발개념이 새롭게 정립돼야 한다.

그 기본적인 개념은 공단도 이제는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돼 국내외 기업
과 근로자가 선호할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 할수 있다.

경쟁력의 원천은 <>저렴한 지가 <>고속교통접근성등 물류체계구축 <>용수
전력등 저렴하고 안정된 유틸리티공급기반 확보<>다양한 정보유통체계구축
<>양질의 고도행정서비스 지원등 기업의 생산비를 최대한 낮추어 주는데
두어야 한다.

동시에 공단은 효율적인 생산기능뿐만 아니라 쾌적하고 즐겁게 살아갈수
있는 주거.교육.의료.레저.문화등 사회인프라가 완비되어야 좋은 상품이
될수 있다.

특히 첨단산업 및 선진기술기업의 진흥 유치를 위해서는 "산.학.주.연"이
유기적으로 복합되는 고도의 콤플렉스가 구상.계획돼야 하며 세제.금융상의
지원 및 행정서비스면에서 국제적 비교우위를 갖추어야만 할 것이다.

차제에 정부는 이같은 경쟁력 있는 새로운 개념의 공단조성을 위해 기존
"산업입지법""공업배치법"의 도식적 내용개편,첨단산업단지및 투자자유지역
설치를 위한 새로운 법적근거마련등 공단조성과 관련된 정책틀의 재정립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