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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구소(소장 한배호)는 한국경제신문사후원으로 4,5일 이틀간
연구소대강당에서 ''두만강유역개발계획과 동북아경제협력의 정치경제학''
이란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가졌다.

한국을 비롯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학자들이 다수 참가한 이번
학술회의의 주요 주제발표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 편 집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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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생존의 선택 나진/선봉 개방 <<<<

양 운 철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지난 70년대 중반부터 구조적 침체를 보이기 시작한 북한경제는 구소련의
붕괴로 대표되는 대외경제 여건의 급격한 악화로 인해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4년간 계속되는 마이너스성장과 늘어나는 무역적자및 외채는 지금의 계획
경제로서는 도저히 북한경제를 희생시킬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판단이다.

이러한 낙후된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수출산업의 육성및 외자
유치가 필요하며 이에 선행하여 제도와 볍령의 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북한이 개방조치를 취한다면 정치적 부담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로 남는다. 최근에 미약하나마 추진되는 북한의 개방은 경제난을
타개하고자 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북한은 체제유치를 위하여 가능한한 직접적이고 급진적인 개방 대신
제한적인 개방을 선택하는데 이러한 북한의 의도가 가장 잘 맞는
국제협력이 유엔개발계획(UNDP)주관하의 두만강지역개발계획이다.

북한은 두만강개발계획의 일환으로 나진 선봉지역의 개방을 선포하였고
(1991.12.28) 조심스럽게 준비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외국인
투자법등 법령의 제정,나진 선봉지역의 철책시설등).

북한의 독재권력을 유지해온 주체사상이 철저하게 자립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최근의 북한 개방추세는 일시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이라고도 판단할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반드시 개방을 선택할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판단된다. 북한이 권력유지를 위하여 계속 폐쇄고립정책을 고집한다면
북한의 경제는 조만간 완전 회생불능상태에 접어들게 되어 그때는
북한으로서는 아무런 선택도 할수 없는 상황에 들게될 것이다.

또한 계속되는 폐쇄정책은 단순히 한국을 포함한 서방국가와의 관계
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한국과는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철저한 경쟁상태에 접어들게 되는데
이러한 대치상황이 지속된다면 이는 소모전의 형태를 띠게 되어 국력이
약한 북한이 먼저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물론 북한의 개방이 중국의 전면적인 개방(농지개혁,배급제 감소등)과
달리 아주 소극적이기 때문에 그 성공여부는 불투명하다고 하겠다. 사실
북한에 진정 필요한 것은 개방이라기 보다는 개혁(reform)이라 할수 있다.

그러나 주어진 제약조건하에서 개방은 북한의 생존을 위한 유일한 선택
이며 그 구체적인 시현이 나진 선봉지역의 개방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