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3사들이 본격적인 3파전에 들어서면서 시장확대를 위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3사의 각축을 살펴보면 일단 기존시장의 리더인 동양맥주가
조선맥주와 신참자인 진로쿠어스맥주를 맞아 싸우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3사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대응전략과 전술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업계의 리더인 동양맥주는 단기적으로는 조선맥주와 진로쿠어스맥주의
추격에 대응, 종전의 셰어를 유지하는 선에서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라거비어(일반맥주)를 적극적으로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한편 조선맥주의 하이트맥주나 진로쿠어스맥주의 카스맥주에 맞서
신제품인 OB아이스맥주도 아울러 판촉해야 하는 어려운 위치에 놓여있다.

동양맥주는 그러나 다양한 제품포트폴리오를 갖고있는 만큼 이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것이 기본방침이다. 하루가 다르게 다양화,개성화하는 소비자
층을 한두 브랜드로 만족시킨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분화된 시장에서 절대우위를 고수하기 위해 다브랜드전략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기존상품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느냐
하는 것.

동양맥주는 우선 라거비어인 기존의 OB맥주를 방어하기위해 라거비어에
대한 광고를 강화하고 있다. 텔레비전CF나 신문광고를 통해 "이땅의
맥주"를 표방하는 이미지광고를 시도하고 있다.

이와함께 조선맥주의 하이트맥주에 대해 새로운 물시비를 불러일으키는
등 하이트맥주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기위한 작업에 착수,관심을 끌고
있다.

OB아이스맥주에 대해서는 8월부터 강수연을 주인공으로 하는 광고영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조선맥주의 전략은 현재 인기상품인 하이트맥주쪽으로 비중을 점점 높여
간다는 것. 하이트맥주를 기존 라거비어와 차별화하는것은 물론 다른
비열처리맥주인 OB아이스맥주나 카스맥주와도 차별화하려 하고 있다.

조선맥주는 이를 위해 하이트맥주가 뭐니뭐니해도 좋은 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는 하이트맥주가 시판초기부터
강조해온 것이지만 역시 다른 맥주와 차별화하기에 가장 적절한 개념
이라고 판단한 것.

서울시민중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숫자가 전체의 4%라는 통계자료를
근거로 소비자들의 물에 대한 불신감, 건강에 대한 관심에 초점을 두고
하이트맥주를 밀어붙이자는 것이다.

조선맥주는 이른바 개별브랜드전략을 채택,종래 동양맥주의 OB에 열세를
보인 크라운이라는 이름과 하이트맥주를 연관시키지 않고 하이트라는
이름만을 중점적으로 내세워왔다. 크라운이라는 상표도 나중에는 하이트
맥주의 인기에 힘입어 이미지가 높아질 것을 겨냥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관련, 조선맥주는 올들어 크라운맥주의 상표를 새로 디자인, 하이트
맥주와 유사한 모양으로 바꿔놓았다.

조선맥주는 하이트맥주가 자사제품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자
아예 상호자체를 하이트맥주로 바꾸는 것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한편 조선맥주는 동양맥주가 하이트맥주에 대해 물시비를 걸어오자
이에대한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양과 조선 두회사는 이미 서로
맞고소를 해놓은 상태다.

새로 시장에 뛰어든 진로쿠어스맥주는 맥주의 성패가 결국 품질에 달려
있다고 보고 카스의 맛이 왜 우수한지를 알리고 기존제품과 차별성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와관련, 비열처리맥주인 카스맥주를 일반맥주의 대명사인 OB와 적극
대비시켜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인기모델을 쓰지 않고
브랜드차별화를 꾀하고 있으며 최고품질의 맥주는 수준이 한차원 높은
공장에서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0~30대의 젊은 층을 주요타겟으로 하여 카스맥주의 병모양과 라벨도
젊은층의 눈길을 끌도록 서구적 디자인과 밝은 색상을 채택했다.

광고비는 주력브랜드인 카스맥주에 80%를 쓰고 프리미엄맥주인 쿠어스
엑스트라골드에 20%정도를 쓴다는 계획.

가격정책은 하이트맥주가 비열처리맥주에 대한 가격을 설정해 놓았기
때문에 이를 따라가되 생맥주는 종전의 값싸게 마신다는 개념에서 맛이나
용기 냉각기법 등을 최고수준으로 하여 맛있게 마시는 것으로 바꾸고
가격은 23%정도 비싸게 받을 예정이다.

하이트맥주의 시장확장에 따라 마케팅전략도 다소 수정했다. 수도권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최근에는 지방으로 남하하기 시작했다.

맥주업계는 장기적으로는 맥주총수요증대에 역점을 두고 건전음주문화
등의 캠페인등을 통해 소비자의 맥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소비자욕구에
바탕을 둔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는 등의 방침을 세웠으나 당장은
국내업체간의 경쟁때문에 차분한 대응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시장이 안정되고 주세가 인하되면 맥주시장은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