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는 정보통신수단의 발달과 상품및 자본의 국가간 이동에 대한
제약의 완화에 힘입어 지구촌 경제로 발전되고 있다.

우리경제는 그동안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어 왔으나 내용면에서 비효율성
이 누적된상태에 있고 정부의 강력한 보호와 지원을 바탕으로 자라났다.

여기서 우리는 정부의 보호와 지원이 더욱 어려워지고 규칙이 차별없이
집행되어질 미래의 지구촌경제 환경에서 우리경제의 성장이 지속될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다.

우리경제가 지구촌경제에서 경쟁적인 위치에 서기 위해서는 우리경제의
경쟁력을 제고시켜야 하는데 이는 국제화의 초점을 국가경쟁력 강화에
두어야 함을 의미한다.

국가경쟁력은 논자에 따라 다르게 정의될수 있고 객관적으로 정의되기도
어려운 용어이다.

여기에서는 국가경쟁력을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에서 경쟁할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할 능력과 공정한 규칙아래서 시민의 생활수준이 높아질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길은 정부 기업과 개인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데
있고, 따라서 국내상황과 국내시장조건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다.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려고 할때 정부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첫째 이용
가능한 재원이 교역산업과 비교역산업의 경쟁력을 다같이 강화할수 있을
만큼 충분한가 하는 점이다.

재원의 한계가 있고 이것이 제약요건으로 작용하게 되면 교역산업, 특히
수출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재원을 집중투입하기 쉽다.

그러나 이 경우 수출산업과 비수출산업간에 존재하는 불균형을 보다 크게
하여 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저해한다.

따라서 정부는 국내에 있는 모든 기업에 도움이 되는 교육, 기술연구와
사회간접자본 축적에 우선적으로 정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정부자체의 생산성을 높이도록 정부고유의 업무에 집중하고 민간부문이
비교우위에 있는 영역은 과감하게 민간에게 이양하는 한편 정부규제도 대폭
완화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정부가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치중한 결과로 일반시민의 생활의
질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환경과 교통 등에 대한 정책이 소홀해질
우려가 크다.

이경우 식수 공기 소음공해 오염 방지와 교통조건 개선에 소요되는 비용은
생산비용을 높여 경쟁력을 낮게 한다는 생각에서 정부는 환경과 교통조건
개선에 대한 투자는 연기할수 있을 때까지 연기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시민의 생활수준 향상이 곧 국제화의 결실임을 감안할때 기업의
경쟁력제고 못지않게 생활환경조건개선이 정부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어야
함은 마땅한 것이다.

그러나 현 서울의 소음 공기오염과 교통조건은 정부가 실제로 얼마나
생활환경조건에 관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는가를 의심케 한다면 잘못된
판단일까.

셋째로 한국의 국제화는 정부와 기업의 국제화 못지않게 궁극적으로 개인의
국제화에 의존하는 것이다.

개인의 국제화는 개인이 합리적으로 선택할수 있는 능력인데 선택능력은
개인의 의식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우리 사회는 공동체 위주의 의식을 갖고 있다.

이 의식구조는 정부 기업과 개인이 합심하여 위기에 대처하는데 기여할수
있는 구조이다.

그러나 우리의 것을 선호하고 외국의 것을 배척하는 배타적 성격이 강하고
매사를 자기중심으로 생각하는 구조이다.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인하여 한국경제의 국제화가 실현된다 하더라도
개인의 공동체 중심의 의식구조가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는 상태에서는
진정한 국제화가 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일본이 경험하고 있는 바와 같이 그러한 국제화는 국가간에 마찰을 피하기
어려운 국제화이고 우리가 바라는 국제화의 양상도 아니다.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 개인의 의식이 우리의 것이든 그들의 것이든 상관
없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용을 창출할 재화와 서비스는 개인이 선택
하는 의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개인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수 있는 의식구조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사회가
개인의 주권을 존중하고 개인의 자율성이 개인과 사회를 위해서도 필수적
이라는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개인의 자율성 제고는 창의성의제고 생산성제고와 직접 연관되므로 기업
경쟁력 제고에도 공헌할 것은 물론이다.

우리사회는 공동체 의식은 강조하나 개인의 자주성은 중요시 하지 않는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지구촌 경제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개인의 개성과 선택을 존중하는
개인위주 의식이 된 경제일 것이다.

그러므로 지구촌경제에서 발생될수 있는 국가간의 마찰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자율적인 선택을 존중하고 남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우리의
인식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인식이 정착되기에는 오랜기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나 정착되도록 정부 기업과 개인 모두가 꾸준히 노력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다른나라와 마찰없는 우호적인 국제화
를 달성할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