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아버지때문에 유명세를 치르지만,앞으로는 제 스스로의 성취에
의해서 각광을 받는 선수가 되겠어요"

프로골퍼의 관문인 프로테스트에서는 해마다 많은 사연이 쏟아진다. 지난
22일 프라자CC에서 끝난 여자테스트도 예외는 아니다. 그 가운데 김윤경
(22)이란 합격자가 단연 관심을 끈다.

235타로 공동3위,테스트응시 2번만에 합격이란 이력은 남다른 데가 없지만
아버지가 국회의원(김윤환민자당의원)이란 점이 이목을 끄는 요인이다.
그녀도 이런 점을 느꼈음인지, 아버지 때문에 인터뷰대상이 된 것이
아니냐며 쑥스러운 표정으로 말문을 연다.

김양은 고등학교 1학년때 불어나는 체중을 감당하지 못해 클럽을 잡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골프에 입문했지만 "앞으로 골프가 유망할 것"이라는
부모의 격려와 민영호현대표팀 감독의 지도로 골프수업을 쌓아간 그녀는
고3때 한국여자오픈 고등부에서 3위에 오른것이 아마추어시절 거둔 가장
좋은 성적.

경희대 체육학과에 입학한 김양은 갑자기 골프가 싫어지고, "골프가
다냐"는 회의에 빠져 3년동안 골프에서 손을 뗐다.

그러다가 대학4학년을 마감할 때가 되었고 "시집이냐 직업이냐"의 기로에
직면했다. 그때 평소 알고지내던 임진한프로가 "늦었다는 생각은 절대
말라. 체격 환경등 조건이 좋은데 뭘 망설이느냐"며 채근하는데 자극받아
테스트준비에 나섰다.

그녀는 지난4월의 첫번째 응시에서는 커트오프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고배를 들었다. 모두 핸디캡16인 부모의 격려와 박명숙프로의 지도로
와신상담, 이번에 56명의 응시자중 3위로 프로가 된 것이다.

헝그리정신이 없는 운동선수가 정상에 오르기는 쉽지않을 것이라는 염려
에 대해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일축한다.

프로라면 기량은 엇비슷할 터이고 자신을 최대한 제어할수 있는 자만이
정상을 정복할수 있기때문에 헝그리정신보다는 마인드컨트롤 여부가
최후의 승자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아직 세기가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숏게임에 자신이 있다는 김프로
는 "기회가 되면 일본에 진출해,원재숙처럼 한국여성의 강한 면을 그곳에
심어주겠다"며 포부를 말한다.

169cm 60kg의 당당한 체격인 그녀는 "프로가 된데 한점 후회가 없으며
지금이 최고로 행복하다"며 프로골퍼가 자신의 천직임을 느낀다고.

갓 프로가 됐지만 프로골퍼를 지망하는 후배들에게는 "골프는 곧 정직
이므로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이는 골프를 하려면 아예 입문할 생각을
말라"고 단호히 충고한다.

국회의원의 딸 김윤경이 아니라 "프로골퍼 김윤경"이 커가는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