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해에선 요즘 하해가 유행하고 있다.

"하해"란 관청이나 국유(국영)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직장을 옮기는 것을
말한다.

시장경제라는 바다에 뛰어들면(하해하면) 큰 고기(일확천금)를 낚을수
있다는 뜻에서 상해사람들의 진로를 바꾸어 놓고 있다.

상해시홍구구의 설덕흥일가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올해 봄 상해시관청을 떠나 일본합작기업인 백붕연합의 사장비서로
취직했다.

월급이 1천원(인민폐)이상으로 관청시대보다 2배 높아졌다.

사장의 특별배려로 오랫동안 꿈꿔왔던 새집으로 이사도 할수 있었다.

새집은 40평방m의 방두칸짜리 간단한 구조이지만 아내인 오이이씨, 하나뿐
인 아들 량군(13세.중학교2년생)은 더없이 행복하다.

이행복은 아내 이이가 국유전기공장에 계속 다니기 때문에 유지될수 있는
것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 따지면 부부가 함께 사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이
좋겠지만 장기적으론 손해다.

부부중 한사람이 국유기업에서 일할 경우 누릴수 있는 혜택이 크기 때문
이다.

매일 6시간 근무하며 매주 2일 휴무할수 있다.

건강보험 양로연금도 완벽하다.

5백원에 세들어야할 집을 국유기업주택이기에 월세 20원으로 지낼수도
있다.

이는 관청이나 국유기업에 근무할때 얻는 권리인 것이다.

남현의 회사가 망해도 부인의 수입으로 최저생활은 보장되는 셈이다.

여기엔 "고수입"과 "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쫓는 상해인들의 지혜가
숨어 있다.

부부가 사기업과 국유기업에 각각 근무하는 것을 "일가이제"라고 한다.

이는 최고실력자 등소평이 홍콩반환을 "일국이제"(한개국가 두가지제도-
한개국가에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두가지제도가 공론)라고 한것을 본따
이름지어진 것이다.

이가이제를 유지하며 하해하는 상해인들은 이미 시장경제에 깊이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상해=최필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