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비를 빚고 있는 조문이란 도대체 어떤 성격의 것인가. 우리말
사전을 보면 "상주된 사람을 조상하여 위문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일성이 경우로 말하면 상주인 김정일을 조상하여 위문하는 것이 된다.
조상이란 말의 뜻도 "남의 상사에 대하여 조의를 표하는 것"으로 문상과
같은 의미라고 풀이하고 있다.

흔히 조문하는 경우로는 두가지를 생각할수 있다. 하나는 죽은 망인이나
상주 또는 유족과 특별한 관계에 있기때문에 인륜대사인 상사에 모른척
할 수 없는 경우이다. 좀 더 범위를 넓히면 북한의 조평통의 담화처럼
"김일성 사망에 비통한 심정을 억제하지 못하여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기" 위하여 조문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문상객이 조문을 아주 공리적으로 계산하는 경우이다.
가령 우리 속담에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상객이 30리나 되지만 정승이
죽으면 별로 없다"는 말이 이같은 심리를 반영한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에도 정승의 친척이 요직에 있으면 상황이 달라진다. 아마도
조문시비를 야기한 일부 야당의원들은 김정일을 염두에 두고 이같은
"정략적" 발언을 했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김일성-김정일부자는 우리에게 어떤관계에 있는 사람들일까.
김일성은 한국전쟁의 "전범인 것은 말할것도 없고 바로 넉달전에는 "전쟁이
나면 서울은 불바다가 될것"이라며 우리대표에게 "당신도 살아남기 힘들것"
이라고 협박한 북측대표의 최고책임자가 아닌가.

또 가령 우리정부가 조문사절단을 보낸다면 북측은 이를 어떻게 받아
드릴것인가. 그리고 평화통일에는 얼마나 도움이 될것인가. 특히 북측에
묻고 싶은 것은 장례날인 17일까지는 일체 외국의 조문사절은 받지 않겠
다고 발표하면서 우리조문단은 환영한다는 것은 순수한 "민족애"때문인가
아니면 한국정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속셈때문인가. 이에 대한 해답은
"조평통"의 담화를 보면 알수있다.

조문시비를 보면서 기해예송 생각난다. 1659년 조선조의 효종이 죽자
인조의 계비의 자의대비의 복제문제로 남인과 아인사이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 별의미없는 논쟁이 당쟁으로 발전하여 우리역사에 얼마나
해를 끼쳤던가는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정치적으로 조문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중요한 것은 대북관계에 있어서
국론은 통일되어야 하고 국민은 실링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