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구조의 조류가 새로운 블럭화 현상을 초래하고 결국 이것이
일련의 시장경제논리를 거슬리는 아이로니로 치부된다고 할지라도 이는
이미 우리에게 있어 어떻게도 마다못할 목전의 현실이자 현안으로
등장했다.

특히,근년에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서방이 경기침체 국면에서
탈피,일약 회복세를 타고있다. 벌써부터 6.3%의 높은 내년도 교역량의
증가율을 예고하고 있음은 우리의 시장개방에 있어서도 시사하는 바
매우 크다.

아울러 이는 또한 최근 수년간 개발도상국들이 주도하던 세계경제
패턴에서 선진국들이 정점이 된 세계경제 성장으로의 대전환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게다가 비록 일본이나 독일 등이 아직까지 경기침체를 못벗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머지않아 반전될 그들의 경기회복은 본격적인
국제경쟁의 도화선에 불을 당기게 될 것이 틀림없다.

일말의 이같은 혼돈의 국제경제 흐름과 관련, 이미 예견되어 왔던 국내
시장의 개방파고는 이제 서서히 그 세를 더해가며 제 윤과글 드러내기
시작했다.

일견 신중하듯 조용한 속에서나마 각국의 대형 제조업체들과 유통업체
들이 직간접적으로 하나 둘씩 발을 들여놓고 저마다 독특한 색갈을
바탕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음은 이제 흔히 볼수 있는 일이다.

여기에는 물론 산업전반에 걸친 유무형의 진입장벽에 대한 점진적인
철폐와 여러가지 호조건적 환경이 외국의 유수기업들로 하여금 보다
확실한 사업전압을 갖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 존재한다.

더구나 전반적인 소득증대와 소비의 고급화, 대형화 추세 등에 따른
내수시장 규모의 지속적인 확대전망이 그 뒤를 받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다시한번 치밀히 가늠해보고 짚고 넘어가야
할 또 하나의 척쇠를 발견한다.

이제 막 파동을 시작한 개방여파가 가시화되기까지 그간의 대책수립
과정과 그에 대한 실천의지의 점검이 그것이다.

국내시장의 전면개방으로 결국 피치못할 대내외간의 치열한 경쟁은
숙명적이다. 따라서 갖가지 신업태들의 등장과 복합적인 환경이 난마처럼
얽혀진 오늘날의 불확실한 실정에 있어서는 보다 새롭고 혁신적인 시대적
대응을 경쟁의 도구로 삼아야 한다.

백화점마다 소비자 제일주의를 주창하면서 건전한 생활수준계도와 더불어
진정한 사회공익체로서의 위상구축을 위해 일로 매진하는 것도 실상은
그같은 맥락에 다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의 비근한 예로서 그동안 절대적인 호황을 구가해오던 일본의
백화점들이 오늘날 사상 최악의 침체국면에 놓이게 된 배경은 우리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나친 경쟁에 따른 원가상승및 위험부담에 대한 회피경영과 시대적
상황변화에 대한 단기대응에만 안주해온데서 비롯된 이러한 상황이 곧
한국백화점 업게가 안고 있는 향후과제가 아닌가 싶다.

아무튼 경쟁은 경쟁 차체이어야 한다.

그것은 설령 사업의 다각화를 의미하든 품질제고를 뜻하든 서비스의
차별화를 의미하든지 간에 그 안에는 반드시 철학이 있어야 한다.

백화점 본연의 사회경제적 책임과 의식이 대의적 명분과 함께 그 속에
깃들어 있어야 한다.

이 땅에 보다 건전한 유통문화가 정착되고 대내외 경쟁에서의 우의를
점하려면 무엇보다도 우리 백화점의 참모습이 모든 국민들의 가슴속에
깊이 자리하는 가운데 업계 나름의 진솔함이 허구가 아닌대로 그대로
보여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