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가정집의 상수도는 인위적으로 저장된 물이 나오므로 수도꼭지가
필요하지만 자연히 나오는 약수는 내부저장이 불가하여 그 출구를 틀어
막으면 그땅속에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차고 넘치는 물이 물줄기를
내어 기존의 물길외의 길을 뚫어서 흘러가는 것이다.

기존의 물줄기가 수도꼭지의 개폐작용에 의해서 물을 내어뱉음은 잠시,
얼마 지나지않아서 다른 물줄기가 관통되면 그쪽으로 흘러가 버리고
만다. 기존의 물줄기는 현저히 약해지거나 마르는 현상이 있게되는
것이다.

물이란 흘러야 신선하고 그 속성상 차면 넘치거나 뚫어서 계속해서
흐르려는 성질이 있다. 이 물의 흐름은 자연의 순리를 따라 일어나는
천지조화의 일환일진대 그 자연의 흐름에 역행하는 산속의 약수터에
수도꼭지를 설치하고 틀어막음은 기존의 편의도 내팽개치는 어리석음을
범함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약수터의 물줄기를 차단해서 틀어막는 수도꼭지는 없어져야
하며 이미 없는곳엔 설치하지 말아야 할것이다. 그것만이 기존의 잘
나오는 약수물을 계속해서 이용할수 있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참고로 말하면 주위의 "용화수"라는 약수터는 약수보호구역까지 가진 잘
다듬어진 약수터였으나 수도꼭지 설치 몇개월후부터 가뭄을 타지않고 잘
나오던 물이 갑자기 그 나오는 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지금은
아예 말라버리고 말았다.

전국의 약수터 애용자들은 현명하게 관리하길 바란다.

김정호 <서울 관악구 신림9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