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김일성 북한주석의 급작스런 사망소식에 경악을 금치못하면서도
각 TV방송국에서 전하는 관련 속보에 귀기울이거나 한국경제신문등 각 일간
신문들이 제작,배포한 호외를 침착하게 숙독했다.

북한 핵위기가 고조에 달했을 때와 같은 일부 시민들의 사재기행위는 이날
일어나지 않았으며 경부고속도로등 주요 고속도로는 평상시 주말과 같이 행
락인파로 교통체증을 빚는가하면 서울역등 각 주요역과 공항의 열차등이 일
정대로 운행됐으며 예매표 취소율은 오히려 평상시 수준보다 낮았다.

또 최근 인기를 끌고있는 영화 "라이온 킹"과 "노스트라다무스"는 각각 이
날 오후 3시께 전회에 걸쳐 완전 매진됐으며 해태타이거스와 LG트윈스의 주
말경기가 열린 광주야구장도 입장표가 모두 팔리는등 시민들은 평상시처럼
취미활동과 함께 차분한 주말을 보내며 갑작스런 소식에 의연하게 대처했다.

<>서울역=김주석의 사망소식이 발표된 직후 서울역광장에는 한국경제신
문등 각 신문사들이 발행한 호외가 한꺼번에 뿌려져 오가는 시민들이 서로
먼저 주워 읽느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또 이들 호외가 바람에 날리면서 서울역광장은 한때 쓰레기장을 방불케했
으나 시민들이 달려들며 순식간에 동이 나버렸고 오히려 곳곳에서는 몇장
남지않은 호외를 서로 차지하려고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이날 서울역에서는 정기열차 1백4편,임시열차 18편등 1백22편 모두 정상
운행됐으며 취소된 예매표는 총 1천9백여장으로 평상시 주말의 평균 2천여
장보다 오히려 적었다.

<>공항=이날 오후 김포공항은 평소 주말과 다름없이 신혼여행을 떠나는 신
혼부부와 국내외로 출발하는 여행객들로 발디딜 틈없이 붐볐다. 이날 국내
선 1백50편,국제선 80편등 총 1백30편의 항공기가 이륙한 김포공항은 평소
주말보다 다소 많은 3만5천여명의 승객이 이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객들은 대합실에 설치된 TV앞에 모여 김주석 사망과 관련한 뉴스속보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5시10분 대한항공편으로 제주도로 가족여행을떠난 김광철씨(40.
강남구개포동)는 "역사적인 남부정상회담을 얼마 앞두고 김주석이 사망해
허탈하기까지 하다"면서도 "그렇다고 오랜만에 떠나는 가족여행을 연기할수
는 없지 않느냐"며 여행을 떠났다.

<>강남고속터미널=주말여행을 떠나기 위해 강남고속터미널을 찾은 시민들
은 김주석사망소식을 듣기위해 터미널 곳곳에 설치된 TV수상기앞에 모여들
어 큰 혼잡을 빚었다.

특히 뉴스비중이 너무 컸던 탓인지 일부 여행객들은 TV시청에 몰두한 나머
지 버스출발시간을 놓지는등 촌극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젊은 여행객들은
TV앞에 잠시 발길을 멈출뿐 예정대로 주말여행길에 올라 대조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강남터미널은 전군에 내려진 비상경계령에 따라 급히 소속 부대로
귀대하려는 장병들로 만원을 이루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