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테르부르크는 소련공산당정권시대에 레닌그라드로 개칭되어 불려오다가
민주러시아가 탄생되면서 다시 옛이름을 되찾았다.

서울에서 페테르부르크로 가는 직행 항공편은 아직없다. 모스크바에 취항
하는 대한항공편을 이용, 국내선 항공편이나 기차로 갈아타고 가야한다.
모스크바에서 페테르부르크까지는 급행열차로 8시간11분, 가장 빠른
열차로는 5시간 걸린다.

<>.만약 표트르대제가 없었더라면 페테르부르크는 지상에 존재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로마노프왕조의 시조 미하일 로마노프의 손자였던
표트르1세는 수도를 모스크바에 두고서는 스웨덴 폴란드의 침략을 막을
수도 없고 나날이 발전해가는 서유럽의 문화를 재빨리 받아들일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거의 광적인 그의 집념은 불과 10년만에 새수도인 페테르부르크를 건설,
모스크바로부터 정부를 이전했다. 페테르부르크는 발트해로 흐르는
네바강의 하류 델타지구로 늪과 숲으로 되어 사람이 살수 없는 수많은
섬들만 떠있는 황무지였다.

대제는 네바강가에 오두막을 짓고 살면서 군인 4만명과 노동자 3만명을
동원, 공사를 강행했다. 이 오두막은 지금까지 보존되어 페테르부르크를
찾는 관광객이 한번씩 꼭 보고 지나가는 명소가 됐다.

어쨌든 이 괴이한 한사람의 집념은 지구상에 둘도 없는 아름다운 도시
페테르부르크를 탄생시키고 말았다.

네바강 삼각주의 지리적 장점을 교묘히 이용, 오늘날의 페테르부르크는
65개의 강과 운하, 100개의 섬, 그리고 365개나 되는 많은 다리가 있는
수중도시가 됐다.

"북의 베니스"라는 별명은 이래서 나왔다. 그러나 강물이나 파도가 없고
수면이 호수처럼 잔잔하여 지상의 풍물이 강물에 비치면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화가 된다. 파도가 거센 베니스에 비할바가 아니다.

<>.페테르부르크의 최고걸작은 역시 겨울궁전이다. 4채의 호화로운 건물에
1,050개의 방 2,000개의 창을 가진 세계최대궁전. 방을 한줄로 세우면 그
길이가 27km에 이른단다.

물론 이궁전은 표트르대제 생존시에 완성되지 못하고 표트르3세의 부인인
에카테리나2세여제때 완성됐다. 표트르가 죽은뒤 여제들이 판치는 세상이
됐다.

표트르의 부인 에카테리나1세를 비롯, 딸 엘리자베타, 표트르3세의 부인
에카테리나2세로 이어지는 여제들은 세계각국의 값비싼 미술품을 사
모으고 골동품을 수집하는데 국력을 기울였다. 이렇게 해서 모은 보물들은
자그마치 250만점이나 된다.

여제들의 사치스런 생활과 미술품애호는 나라를 망하게 했지만 지금은
이것이 관광문화재가 되어 귀중한 달러박스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에르미타주박물관이 바로 이곳이다.

<>.겨울궁전과 쌍벽을 이루는 여름궁전에서는 로마노프왕조의 호화방탕한
생활을 엿볼수 있다. 페트로보레츠에 있는 여름궁전은 1,000ha나 되는 넓은
터에 상,하 2개의 궁전을 짓고 정원에는 140개나 되는 분수를 만들었으며
약260여개나 되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영웅을 모델로 한 조각상을 세웠다.

표트르대제가 파리의 베르사유궁전을 보고 프랑스의 유명건축기사를 초치,
베르사유궁에 못지않는 궁전을 짓도록 엄명,6년걸려 완성한 궁전이다.

하궁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대궁전은 에카테리나2세의 뒤를 이은 파브로
1세가 건립한 18세기최고의 걸작궁전건축물이다. 대궁전정면에 300m나 뻗은
운하의 양쪽으론 64개나 되는 분수들이 줄지어섰고 그 중앙에는 사자의
입을 찢은 삼손의 상이 서 있다. 사자의 입에서 나오는 분수는 20m나 뿜어
유명하다.

여름궁전은 페테르부르크시내에 있지 않다. 전차나 배를 타고 25분쯤
가야하는 교외에 있다. 여름궁전을 구경하려면 꼬박 하루가 걸린다.

페트로파브로프스크요새는 네바강의 삼각주토끼섬에 있다. 표트르대제가
가장 먼저 손을 댄곳이 이곳이다. 요새를 구축하고 대포를 가설했다.
지금도 이 요새의 포대위에 설치된 대포는 매일 낮12시면 시간을 알리는
공포를 쏜다.

토끼섬에 있는 페트로파브로프스키성당은 우리들이 흔히 보아오던 성당
과는 조금 다른 교회다. 송곳을 세워 놓은 것처럼 뾰족하게 생긴 첨탑이
아주 인상적이다. 높이는 121.8m로 40층빌딩만하다.

<>.페테르부르크에는 볼것이 너무 많다. 지금은 무신론박물관이 되어
있는 카잔성당, 높이 102m에 1만4,000명을 수용한다는 거대한 이삭성당,
도스토예프스키묘지가 있는 네프스키수도원을 비롯 궁전광장 예술광장
데카브리스트광장 봉기광장등에는 기념 건조물들로 그득하다.

페테르부르크는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근세 러시아의 수많은 예술가
들이 이곳에서 나거나 예술활동을 했다. 푸쉬킨 도스토예프스키 고골리
무소르크스키 차이코프스키등이 대표적인 이곳의 예술인들이다. 시내에는
그들의 생가, 기념관들이 있다.

마이오로프대로의 뒷골목안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명작 "죄와 벌"에
등장하는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가 살던 하숙집이 지금도 보존돼 있다.

<>.모스크바에는 한식당이 몇군데 있으나 페테르부르크에는 지난 5월에야
한국관(KOREAN HOUSE.전화812-242-0015)이라는 한국식당이 오픈됐다.

약20여석의 한국관은 주로 탕종류의 메뉴가 약13~15달러정도로 마련돼
있고 불고기등 특별메뉴도 주문에 따라 해준다.

페테르부르크시내에는 프리바이디스카야호텔등 1급이상의 호텔이 약20여
개가 있다. 숙박비는 1급호텔기준으로 1박에 약130~150달러정도이다.
시내교통은 트롤리버스와 택시 일반버스등의 대중교통이 있다.

한가지 유의할 점은 러시아의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등 인플레가
아주 심하므로 여행시에 루블화로 환전하는 것은 손해를 보게 된다는
점이다.

달러화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페테르부르크여행은 모스크바와 합쳐
5박6일이면 가능하다. 국내의 큰 종합여행사패키지상품중에는 대부분
이 상품이 끼여 있다. 러시아만을 전문으로 하는 윈투어(777-4200),
한반도여행사(739-3314)가 있다. 패키지요금은 5박6일에 105만원.

김 윤 기 <해외의학교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