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투자하려는 외국인들은 비싼노동비용,잦은 노사분규,외국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등을 가장 심각한 투자장애요인으로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세계적인 경제지인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의 외국인투자유치전략을
소개하는 특집(23일자)에서 이같이 분석하고 한국이 중국,필리핀,베트남및
다른 아시아경쟁국들에 비해 가장 열악한 투자환경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 신문은 한국이 88년이후 계속된 임금상승으로 이미 임금경쟁력을
상실했으므로 첨단기술분야에 주력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의 주력업종인 자동차와 선박의 경우 연구개발(R&D)지출이
매출의 3%에 그치고 있어 7%를 투자하는 서방경쟁업체들에 비해 기술
수준이 극히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한국이 최근 외국인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투자환경이 열악하다는 평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홍콩의 한 컨트리 리스크조사회사(Political and economic risk
consultancy)가 최근 95개의 기업및 은행경영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이 지역에서 가장 민족주의적이며 사회적 혼란유발
가능성이 중국보다 더 큰 것으로 평가됐다.

또 한국의 관료주의는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강하며 외국인투자에 대해
차별적이고 가장 보호주의적인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에 이미 진출해 있는 외국인투자자들은 노동비용과 세금문제가 가장
큰 투자장애요인이며 노사분규는 언제든지 폭발할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외국기업들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5년씩이나 소급해 실시되고
조사기준의 투명성이 결여돼 있는데다 추징액도 과징금외에 이자까지
부과하고 있어 외국기업들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됐다.

이밖의 한국에 대한 투자장애요인으로는 높은 부동산가격과 지적재산권
보호미흡등이 꼽혔다. 부동산가격의 경우 서울근교의 호가가 평당 2백
달러나 되지만 대만과 말레이시아는 각각 85달러와 55달러로 매매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북경에서는 연간 30달러와 15달러에 임대되고 있는
것으로 비교됐다.

또 지적재산권보호미흡은 서방과 일본기업들이 한국기업과의 합작을
꺼리고 있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됐다.

한국정부의 새로운 외국인투자유치정책에 대해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의
앨런 트위스트회장은 "그동안 새로운 유인책을 제시했다기 보다는 기존의
투자억제적 조치를 해소하는데 그친 정도"라고 평가하고 한국주재원들의
말을 인용,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 유럽기업인은 "한국인들은 우리들의 기술과 자본을 필요로 하면서도
우리들이 (한국에서)나가길 원하고 있다"고 한국인들의 외국인기피증을
꼬집었다.

<이 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