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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핵무장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최근들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이미 핵을 보유하고 있고 북한의 핵무장 가능성도 어느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의 안보문제전문가인 다오카 신지는 최근 미
뉴스위크지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핵문제로 어떠한 상황이 도래한다 해도
일본은 결코 핵무장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편 집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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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를 이미 갖고 있는 사람에게만 총기소유권을 인정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가택수색까지 할수 있게 규정한 법안이 미의회에 상정
되었다고 가정하자.

이같은 법안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불공정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핵확산
방지조약(NPT)의 본질은 바로 이와 같은 것이다. NPT는 지난 67년 이전에
핵무기를 개발한 5개 국가에 대해서만 핵보유자격을 인정해주고 있다.

이들 5개 국가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그리고 중국이다. 반면 나머지
NPT 가입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을 받아야만 한다.

이같은 NPT체제의 불공정성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지난 70년
이를 비준했다. 또한 95년으로 예정된 시효만료이후에도 NPT를 무기한
연장한다는데 최근 동의했다.

NPT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보다 핵무기확산에 대한 국제적인 우려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일본의 태도를 반영한 것이다.

작년 6월 무토 가분 당시 일본외상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각료회담에
참석, 일본의 이같은 공식입장을 천명했다. 기자회견 당시만해도 그의
답변이 일본의 핵무장에 대한 의심과 소문을 불러 일으키리라고 생각한
일본인은 아무도 없었다.

불행하게도 그러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일본이 NPT의 무기한 연장을 지지했는데 미.일 동맹관계도 무기한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무토외상은 "NPT에는 핵확산방지 체제가
무너질 경우 가입국들이 탈퇴할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고 일본외무성의
기존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한 "북한의 핵개발을 막기위해 일본이 NPT를 탈퇴할수도 있다는
의지를 갖는 것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영국이나 미국의 언론들은 이 발언을 북한이 핵개발에 성공하면 일본도
NPT를 탈퇴, 핵무장을 할 것이라는 식으로 해석했다.

이것은 발언의 참뜻을 완전히 잘못 이해한 것이고 일본의 핵정책에 대한
서구의 불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전부터 서구언론들은 한결같이 일본의 핵잠재력을 과장보도해 왔다.

예를 들어 영국의 군사전문잡지 인디펜던트지는 작년 일본이 당장 핵탄두를
제조할 능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일본 원자력발전소의 플루토늄이 핵탄두제조에 쓰이기에는
순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핵탄두에 사용되는 플루토늄은 순도가 93% 이상이어야 하는데 순도가
70%에도 못미치는 일본의 플루토늄으로 핵탄두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본이 발전된 과학기술을 이용, 저순도 플루토늄으로 핵탄두를 개발할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으나 너무도 환상적인 생각이다.

도쿄에는 IAEA사무소가 있으며 9명의 상주 사찰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2개월마다 한차례씩 원자력발전소의 봉인을 점검한다.

작년만해도 2천번의 정기사찰을 수행했다.

일본은 핵무기로 2개 도시가 파괴되고 25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핵무기에 대한 일본의 혐오는 지난 68년 발표된 "비핵
3원칙"에도 잘 반영되어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우방국의 군함이라도 핵무기를 탑재한 경우엔 본토에
대한 접근을 허용치 않고 있다.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일본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하는
점에 대해서도 핵무기개발에 나설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핵무기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고 도발을 감행한다면 한국과 미국
의 우월한 공군력에 의해 평양을 포함한 북한의 주요도시가 파괴될 것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위험은 북한체제의 갑작스런 붕괴다. 미국이나 일본등
다른 국가들은 북핵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한국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북한을 요령있게 다루지 못한다면 핵무기나 경제붕괴등으로 가장 큰 피해
를 입는 쪽은 한국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