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기
사용량이 피크에 달하는 순간의 최대전력수요는 지난 9일 오후3시께
2,188만kw를 기록, 지난해 여름철 최고치(2,170만kw를 처음으로 경신한
이래 14일까지 토.일요일을 빼면 매일 신기록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전력수요가 늘어나도 공급량이 충분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않는다.
그러나 공급량이 부족하다면 전기공급을 중단해야하는 등의 "비상"
사태가 발생한다.

전력공급여력이 어느정도 남았는지를 보여주는게 "전력공급예비율".
공급능력과 최대수요의 차(여유전력)을 백분율로 표시한 수치다.
예비율이 낮다는 것은 전력여유분이 그만큼 적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전력시설용량은 현재 2,861만kw 선. 그러나 발전소 정기보수
등으로 실제 공급능력은 이보다 좀 떨어진다. 지난 13일의 경우 전력
공급능력은 2,483.8만kw인데 비해 최대전력이 2,250kw였다. 예비전력은
223.8kw로 예비율은 9.9%인 셈이다.

전력수요에 공급을 맞추지 못하면 여름철 무더운 날에 전력비상이
걸린다. 전력은 비축이 안되므로 수요가 있는 곳에 곧바로 공급일이
따라가줘야 하는데 이게 안되면 제한송전사태등 난리를 겪을수밖에 없다.

전력예비율이 어느정도여야 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은 없다. 통상
15%내외를 적정 예비율로 보고있을 뿐이다. 상공자원부는 내부적으로
전력공급예비율이 12.5%선이면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본다. 최악의 경우
10%정도까지 내려가더라도 두자리수라면 그런대로 괜찮다는 판단이다.

전력당국은 당초 올해 전력공급예비율은 17.6%선으로 안정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경기호전에 따른 산업용전력수요 증가로 이같은
전망은 빗나가고 있다.

전기를 많이 쓰는 철강 자동차 화학등 중화학업종의 호황으로 지난
1.4분기중 산업용전력소비가 2백83억7천만kwh로 지난 90년이후 4년만에
11.3%의 두자리수증가율을 보였다. 그전엔 6~9%에 그쳤었다.

이에따라 정부는 공급예비율을 당초예상보다 3.7%포인트 낮춘 13.9%로
수정했다. 그러나 예년보다 더위가 일찍 시작된데다 발전소정비 긴급보수
등이 겹친 상태에서 6월들어 전력사용량이 급증, 공급예비율이 10%미만의
한자리수에 머물고 있다.

한자리수 전력예비율은 전력비상이 걸렸던 92년이후 처음이어서
불안심리를 자아내고 있다.

전력소비의 주요원인으로 산업전력말고도 에어컨이 꼽힌다. 여름철
전력수요의 20%가량이 에어컨소비전력이다. 따라서 전력공급예비율이
5%밑으로 내려가면 관공서에서 에어컨사용을 억제하기도한다.

오는 28일께 영광2호기(95만kw) 정기보수가 완료되고 평택화력발전소
(16만kw)가 준공되면 공급능력이 크게 확충되어 6월말부터는 예비율이
10%수준은 유지할수 있을 것이란게 정부의 전망이다.

정부는 이와함께 90만kw급 서인천 LNG복합화력발전소 4단계공사와
30만kw급 분당 LNG복합화력발전소증설공사를 서둘러 오는 96,97년
중반까지 완공할 계획에 있는 등 중기 대책도 마련하고있다.

그러나 에너지연구원이 신경제계획상의 95,96년 경제성장률을 토대로한
분석에 따르면 전력최대수요는 올해 2,525만kw에 이어 내년에는 2,797만
kw,96년엔 3,099만kw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육동인기자>